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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지역발전 열쇠인가, 재정부담의 시작인가
 
권재진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기사입력  2024/06/23 [19:08]

▲ 권재진 울산과학대 겸임교수  © 울산광역매일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지난 21일 울주군 상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사업 설명회는 15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보였으나, 찬반 양측의 격렬한 논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설명회가 되지 못하고 아수리장만 연출되었다. 이 사안은 단순히 찬반 의견을 나누는 것을 넘어, 지역 발전과 환경 보존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환경전문가가 아닌 일반 지역민의 관점에서 케이블카 사업의 핵심 관심사는 연간 60만명의 관광객 유치라는 언론보도와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다. 그러나 이 수치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과거 용인시와 김해시의 경전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과도한 수요 예측은 심각한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수요예측의 방법론이다. 연구기관에서의 수요예측은 통계 모형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통계 모형은 독립변수의 수와 선택, 모형의 복잡성, 데이터의 품질과 양, 그리고 모형 설정 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의도된 경우 모형을 역으로 끼워맞추기 식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수요예측 통계 모형에 대한 전문가의 철저한 검증 역시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수치의 검증을 넘어, 모형의 구조, 사용된 가정, 데이터의 적절성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60만명의 관광객이 실제로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도 요구된다. 단순히 방문객 수의 증가가 곧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 소비 패턴, 지역내 소비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제적 효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19년부터 시작된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사업의 경우다. 이 사업으로 누적 방문객이 수십만명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지역경제 기여효과를 제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방문객 수 증가가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케이블카 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논하기 전에, 기존 관광 사업의 실제 경제적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업이 실패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다. 민자 투자로 추진되고 사업준공과 동시에 각종 시설 등을 울주군에 기부 채납한다고 하지만, 만약 예상했던 관광객 수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누적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지역 주민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용인시 경전철 사례에서 보듯이, 이는 단순한 재정 손실을 넘어 주민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울주군은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한, 사업 중단시 시설물 철거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도 미리 정해져야 한다. 과거 신불산 모노레일 방치 사례가 그 한 예다.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첫날 고장난 후 5년간 방치, 최근 철거결정, 공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4월 승소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파산해 배상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업주와 지자체 간의 명확한 합의가 필요하다. 자연환경을 해치는 흉물로 방치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관광 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긍정적 전망 이면에 숨어있는 위험 요소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울주군과 사업 주관사는 이러한 우려사항들에 대해 명확하고 객관적인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더불어 이 사업에 대한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아닌,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열린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 구축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사업추진 기업의 장밋빛 전망에 현혹되지 않고, 잠재적 위험성을 철저히 검토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자연환경 보존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 선택이 후회 없는 결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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