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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화양 연화
 
김화연 시인   기사입력  2024/06/13 [16:39]

어느 해였을까

갓 꺾인 꽃무리로 나에게 안긴

한 아름의 꽃

아침을 여는 새들과 저녁 바람이 깃든

봄의 사절단이었지만

지금은 사막처럼 갈라진 마른 꽃

 

나도 한때는 바구니 하나에

세상 봄 다 담긴

그런 봄을

코웃음 치며 받았었지

 

누구나 지나가는 봄을 

붉은 가시 벽과 도도한 줄기를 키워가며

바구니에 담았던 그런 봄

화등잔 눈빛으로 받은 한 바구니의 

옛 봄

 

꺾어진 봄에서도 

다시 꽃피고 또 시들어간다

어떤 마음으로 봄을 대신할지

이제 남은 봄은 몇 개나 될지

 

꽃바구니와 봄은 비례할까

버려진 꽃바구니들은

다시 여름의 의미로 시든다.

 


 

 

▲ 김화연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꽃이 피고 있다

바람도 없고

비도 내리지 않는 청아한 날씨

여린 햇빛이 갓 스물을 맞은 뺨에 앉는다

봉우리에서 피어나는 색은 깨끗하고 선명하다 

윤슬이 반짝이는 강가에서 한 아름의 안개꽃을 받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지, 가물거리는 오후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을

 

 

김화연

 

2015년 계간지<시현실>로 등단

시집: 내일도 나하고 놀래, 소낙비, 단추들의 체온

2023년 최충 문학상 수상 

현재: 단국대 평생교육원 시창작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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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13 [16:3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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