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백장현 교수     © 울산광역매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치아. 그러나 충치나 치주염으로 인해 상실된 치아를 방치하게 되면 잇몸이 내려앉고 잇몸 뼈가 소실되며 주위 치아에도 영향을 줘 치열까지 변화한다. 평소 구강 관리에 신경을 쓰고 치아 검진을 꾸준히 받아야 하는 이유다. 

 자연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상실된 치아의 기능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틀니, 임플란트가 있다. 수년전만 해도 이런 대체 방법은 일반화되지 않았었다. 자연히 상실된 기능을 인내심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고령층의 고통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만 65세부터는 틀니ㆍ임플란트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돼 `제2의 치아`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전혀 없어진 건 아니다. 임플란트로 자연치아의 기능을 80~90%까지 회복할 수 있지만 고령,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의 질환이 있다면 시술이 어렵고 치료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틀니는 의치 틀을 잇몸 위에 올리는 방법으로 비용이 저렴하며 수술이 필요 없고 치료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층들이 임플란트보다 틀니를 여전히 선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틀니를 잘 사용하려면 치아를 닦던 것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틀니를 맞추고 난 뒤 첫 3개월 정도는 적응기가 필요하다. 틀니를 처음 끼고 나서 이물감 등이 느껴지면 3개월은 수시로 치과를 방문해 잇몸 상태에 맞도록 세부 조정을 해야 한다. 이때 적응을 하겠다는 이유로 계속 착용하면 잇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잠을 잘 때는 틀니를 빼 잇몸이 쉴 수 있도록 해야 잇몸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틀니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틀니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구강질환은 `의치성 구내염`이다. 의치성 구내염은 틀니에 번식된 세균과 곰팡이로 인해 입안과 주변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틀니를 끼우는 아래 잇몸 부위 일부가 붉게 변하거나 붓는 경우, 출혈이 생긴 경우라면 의치성 구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붉게 변한 부위가 하얗게 변하거나, 혹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단순 구내염에서 질환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직검사나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캔디다증과 같이 균에 의한 감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초기에는 틀니의 조정과 항균제의 사용으로 대부분 처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치과 내원을 통해 문제가 없는지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지레 단정하고 웬만한 이상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수가 종종 있는데 이런 사소한 소홀함이 결국 큰 문제로 번진다. 

 잇몸뼈는 신체적인 노화와 함께 흡수되기 때문에 구강 내 상황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처음 틀니를 장착했을 때 잇몸과 틀니가 빈틈 없이 밀착돼 음식을 씹을 때 힘이 잇몸에 골고루 나눠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틀니 아래의 잇몸이 변하면 특정 부위 잇몸이 과도하게 눌려지게 되고 잇몸뼈 흡수가 더욱 촉진돼 잇몸의 변화가 더 빨리 나타나게 된다.

 틀니를 사용하다 보면 틀니와 잇몸 사이 헐거워진 틈이 생기고 세균이 증식해 염증이 생기거나 음식을 씹는 힘이 한쪽으로 몰려 잇몸 변형이 발생해 틀니가 더욱 불편해진다. 3~6개월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틀니를 조정하고 잇몸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