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금자 수필가     © 울산광역매일

  “구청장 후보입니다.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일요일 호수공원 산책길이 시끄럽다. '또 시작이구나' 불편한 소음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일요일 산책길에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잠깐만 말씀드리고 가겠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다. 짧은 한 줄의 문장, 시민의 마음을 읽고 있다. 소음에 반항이던 마음이 오히려 미안해진다. 시민을 살피는 일. 먼 게 아니고 거창한 게 아닌 걸 알고 있구나.

  그날 호수공원 길. 봄 햇살 담은 진달래가 더 붉게 피어나고 있었다. 

  고마운 선거 유세에 감사한 시민의 하루도 진달래 빛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지난 남구청장 재선거 유세현장에서 어느 후보를 만났을 당시의 상항이다. 이렇게 이번 선거유세는 예년과 달랐다. 거리를 시끄럽게 해서 일상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도 없었고, 상대방을 흠집 내어 헐뜯는 일도 없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유권자된 마음이 참 편안하고 고마웠다. 또 감사할 일은 선거를 마치고도 유세하던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당선자의 감사인사도 진지하고 낙선자의 감사인사도 진정성이 보였다. 더 보기 좋은 일은 낙선 후보자가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였다. 정중히 고개 숙여 축하하며 당선자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렇게 이번 울산남구청장 선거는 진정한 ‘페어 플레이(fair play)’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민의 한 사람으로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함께 성장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고 고마웠다. 상대방을 헐뜯는 중앙의 선거유세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중앙과 지방, 그 무게가 다르겠지만 개인에게는 사활(死活)이 걸린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세 분 모두 겸손한 자세로 본인의 선거공약만 열심히 말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흠집 내어 밟고 일어서려는 지난날의 선거유세와는 현저히 다른 모습을 보며 품격 높은 선거유세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이루어진 선거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 남구청의 공약 실현에도 기대를 해 본다. ‘어떻게’ 와 ‘왜’에 많은 질문을 던지고 공약을 실현해 가기를 새 구청장님께 건의 드린다. 그리고 다른 후보자의 공약도 시민의 마음에 와 닿는 공약은 행정에 가감 없이 반영해 나가기를 건의 해 본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태화강역을 울산역으로 변경하고 현 KTX울산역을 KTX신울산역으로 명칭을 바꾸는 일이다. 이 과제는 울산 시민으로써 언젠가는 꼭 이루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을 평소에 늘 해오고 있었다.

  서울에서 KTX 기차를 타고 오다가 내릴 때가 되면 “여기는 양산통도사 울산역입니다” 그런 안내 방송을 들을 때 마다 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무언가가 목에 걸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내내 마음이 불편 해 진다. 이런 심정은 나만의 마음이 아닐 줄 안다. 울산역 명칭을 두고 지인들과 심심찮게 이야기 되었던 일이다.

 앞으로 남구의 행정은 아름다운 선거 유세만큼이나 서로가 함께하는 모습으로 남구를 넘어서 울산을 돋보이게 하는 일에 힘을 모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좀 더 큰 미래를 그리는 일이 울산 남구에서부터 이루어지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