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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춘인春印
 
김세영 시인   기사입력  2021/04/14 [16:56]

봄눈 녹아 질펀해진 햇볕 속에서

들녘 수로의 혈액세포들이 펄떡인다

 

시원의 원형질 그대로 

억년의 시간동안 품고 있는

늪지의 체세포들도

웅크렸던 손바닥을 흔든다

 

홍매화 화인花印이 찍힌 뇌회腦回가 

연포탕 속의 문어처럼 경련하며

방언의 꽃비를 흩날린다

 

괴성에 혼이 나간 개구리들이

달빛 흥건한 창살 문 빈칸마다

자동기술하듯 알을 쏟아놓는다

 

늙은 몽춘기夢春期의 나도

홍역의 뇌 후윳증으로 넋두리하듯  

꽃물 몽정을 요 위에 쏟아내어 

구름에 얼룩진 붉은 달을 그린다

 


 

 

▲ 김세영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눈이 녹아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꽃들이 피어 향기를 피어올리면, 화인이 가슴판과 뇌회랑에 찍힌다. 꽃술에 취한 몽유자가 되어 내뱉는 넋두리가 바로 시가 아니겠는가?

 나이 칠십이 넘어서 세상 욕심에서 멀어지니, 오춘기가 된 듯 오감이 더욱 민감해져서 몽상에 빠질 때가 많다. 생사의 경계가 불명해지는 느낌이다.

 

 

김세영

 

2006년 시집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작품 활동 시작

2007년 「미네르바」 시 등단. 시전문지 『포에트리 슬램』 편집인 

시집: 『하늘거미집』 『물구나무서다』등. 디카시집: 『눈과 심장』, 

한국의사시인회 고문, 시산맥시회 고문

제 9회 미네르바 문학상, 제 14회 한국문협 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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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14 [16:5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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