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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종된 부산의 봄(2) 거제 2구역 재개발 현장
 
황상동 부산 취재본부장   기사입력  2021/04/12 [16:30]
▲ 황상동 부산 취재본부장     © 울산광역매일

 지난번 '실종된 부산의 봄'-해운대 우동 3구역(본보 4월5일자 10면)에 이어, 이번에는 거제 2구역 재개발 현장을 훑어봤다. 거제 2구역은 부산에서 이뤄지는 단일 재개발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단지 아파트 현장이다. 그러나 거제 2구역(4470세대,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대림 컨소시움) 역시 다른 재개발 현장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당초 거제동은 매우 낙후된 지역이였다. 그러나 인근에 관공서, 사직구장 등이 들어서면서 입지환경면에서 어느 지역에 떨어지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 분양가가 이미 1800만원 대를 웃돌면서 지방 아파트로서는 매우 높은 가격이라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델하우스도 사이버로 개방한 상태에서 하루만에 완판되었고, 거제 2구역은 워낙 대단지인지라 단지별, 조망별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이미 최고가 3000만원을 돌파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비례율도 엄청나게 상승해 조합의 향후 잉여금이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거제 2구역의 잡음은 작년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원주민들이 조합의 집행부와 조합장을 맡고 있었는데, 조권모라는 밴드를 통해 비교적 비원주민(이주해 온 투자자)이 대다수인 세력들이 K前조합장을 내세우면서 부터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무리 없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듯이 보이지만 마감재 선정을 두고 K前조합장이 주관사인 S물산에 마감자재를 일임하는 문서를 써주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조합원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이러던 와중에 지난해 B씨(前선관위원장), J씨(前집행부 이사), K씨(조권모 밴드장) 등이 발기인이 되어 K前조합장에 대한 해임 총회를 강행, 두 번의 시도 끝에  K前조합장을 해임시키기에 이르렀다. 결국 K前조합장은 경찰까지 출동한 상태에서 강제 퇴실조치를 당했으며, 이후 조합 총무이사인 C씨가 조합장 권한대행 체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정관개정을 통해 B前 선관위원장은 해임되었고,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J씨는 정관개정에 불만을 갖고 오히려 지난해 K前조합장 해임총회 당시 상당수의 기표가 부정투표였다면서 경찰서에 출두하면서까지 진술하기도 했다. 이러한 등등의 이유로 K前조합장은 현재 조합장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정도가 집행부간의 반목에 따른 잡음이라고 본다면, 또 다른 문제로 조합 내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유인 즉, 공사 마감재 중 금액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창호사양을 두고 현 집행부 C조합장 권한대행의 애매한 태도가 조합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원래 이 현장 모델하우스에 창호가 이미 KCC로 선정되어 있던 지역인데, 조권모(거제 2구역 밴드, 조합원의 권리를 사랑하는 모임)를 통해 조금씩 LG의 창호사양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집행부는 조합원의 이익추구라는 명분을 내세워 KCC와 LG의 스펙을 경쟁시키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이어 조합원 전부에게 등기를 발송하여 양 사 간의 선호도 조사(투표)를 시행하였는데, 지난 2월 17일 KCC가 500;300 정도로 선호도 조사에서 LG를 눌렀다.

 

 여기까지는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집행부가 조합원의 이익추구를 위해 적극적인 스펙공개와 양 사 간의 경쟁을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의 갑작스런 이상한 선언(?)에 조합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조합 집행부가 ‘기존 선호도 조사는 선호도 조사일 뿐, LG가 조합에 더 높은 사양을 다시 제시해 왔다. 4월 총회에서 다시 투표를 해서 결정을 해서 공표를 하겠다.’ 고 한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LG의 네임벨류나 소비자 호감도가 좋은 것은 사실이나, LG가 새로운 사양을 추가 제시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펙 상으로는 KCC가 압도적으로 (특히, 유리사양) 좋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조합원들 간에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투표를 하고 이미 결과가 나왔는데, 왜 투표를 또 한다는 것인지?, LG가 아무리 새로운 사양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조합원들이 KCC 사양이 좋다고 하는데 굳이 재투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결국 특별한 이권(?)때문에 LG 밀어주기 아니냐?는 보이지 않는 소문만 풍성하다.

 

 이처럼 재개발 현장에 대한 좋지않은 선입견이 만연하고 상황에서 집행부와 조합원들 간의 신뢰마저 깨진다면 그 결과의 끝은 불보듯 뻔하다. 어떤 경우라도 집행부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조합원들의 이익에 우선해야 한다. 항상 조합원들을 위한 마음으로 소통의 귀를 열어 상호간에 불신의 틈을 조금이라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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