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교육복지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직 개편을 시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학교 현장 업무지원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진행 과정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당초 행정국에 배치됐다.
그러나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개입과 맞춤형 복지지원은 교육과정, 교육활동과 연계돼 운영할 경우 예민하고 여린 학생들을 배려하며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 시교육청이 조직 개편이 완료 된 이후 시행규칙을 수정해 교육국으로 재배치됐다.
교육복지사는 기초생활수급자ㆍ한부모가정ㆍ다문화가정ㆍ중위소득 135% 이하 등 취약학생의 복지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교육복지사는 초등학교 9곳, 중학교 8곳, 특성화고 4곳, 교육지원청 각각 1명, 기간제 6명 등 모두 29명이 배치돼 있다. 울산지역 248곳 학교 가운데 10.9%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육복지사들은 오랜 교육활동을 통해 학교와 학생들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교육국 장학사와 함께 취약계층 업무를 담당하게 돼 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상황에서도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으로 교육격차 해소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최근 시교육청이 교육국 부서에 소속된 교육복지사들을 행정국으로 업무 이관시키면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재개편을 시도하자 반발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울산시의회 제220회 임시회에서도 교육복지사의 업무 담당 부서가 거론된 바 있다. 지난달 손근호 시의회 의원은 "학교에 근무 중인 교육복지사의 경우 업무 담당 부서가 어디냐"고 물은 뒤 "교육복지사의 업무 영역이 교육과정인지, 행정 영역인지 명확하지 않아 조직개편 시 교육국과 행정국 부서를 오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교육복지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조직개편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현장의 교육복지사 의견에도 귀 기울여 소통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교육복지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의 취약계층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교육복지안전망센터가 교육지원청 단위에 신설돼 그 활동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시교육청이 갑작스런 조직 변경으로 향후 취약계층 학생지원업무에 혼란이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명확한 이유 없이 현장 담당자의 의견과 절차를 무시하고 업무의 성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일사천리 조직변경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납득 할 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계층 학생들의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고민하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현장에서 취약계층 학생들을 오랫동안 지원 해온 교육복지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적극 수용하여 그들의 축적된 교육복지 전문성을 기반으로 정책이 추진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교육복지사 A씨는 "학교에서는 교육복지사 소속이 교무실 라인이고 업무 담당도 부장교사로 취약계층 학생지원이 교육 활동안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어 교육지원청 업무 소속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단순 교육행정을 집행하는 행정국으로 변경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노옥희 교육감은 지난해 7월 15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영남권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교육복지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의 취약학생 복지 수요 발굴과 지원을 위해 교육지원청 단위에 가칭 교육복지 안전망센터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울산지역 전체 학교에 교육복지사를 배치하게 되면 사업비와 인건비로 연간 154억7천만원이 필요하다. 허종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