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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코로나와 안정애착
 
양소빈 북구 천곡초 행정실장   기사입력  2021/03/01 [16:43]
▲ 양소빈 북구 천곡초 행정실장     © 울산광역매일

  “지난 수요일에 병원가신 게 맞나요?”“네, 맞는데 무슨 일이시죠?”“코로나 확진자의 가족이 그 병원을 방문해서 해당 기간 중 내원 환자를 전수조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셔야 하니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방문해 주세요.”자차로 운전해 오라는 보건소 직원의 목소리가 허공에 맴도는 순간 불안과 공포가 순식간에 밀려왔다. 금요일 퇴근길에 받은 전화 한 통으로 나의 주말은 흑색으로 물들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 같은 병원을 다녀 나처럼 전화를 받고 온 사람들이었다. 전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혹시 대기 중 접촉으로 감염이 될까 우려했기에 각자 거리를 지키며 조용히 차례를 기다렸다. 선별진료소 부스 안에서 근무하는 접수요원은 비대면 인터폰으로 기본적 인적사항을 물어 차트에 기록했다. 접수가 끝나자 옆 창구로 이동해서 검사 순번을 기다렸다. 부스 안에 있는 검사자가 창구 구멍으로 나온 팔이 기다란 특수장갑을 낀 채 가늘고 긴 검사도구를 각각 입 안에 넣고 코 속을 찔러 넣어 체액을 채취했다. 아팠지만 참을만한 정도였다. 다음 날 오후에 검사 결과가 휴대폰 문자로 안내될 것이니 그때까지 자가 격리를 지켜야 한다는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고서 집에 돌아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버리고 새 마스크로 교체했다. 식사도 혼자서 화장실도 따로 사용하여 가족들과도 분리된 격리 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에 감염이 되었으면 어쩌지, 혹시 나로 인해 가족들과 직장동료에게 피해를 주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뒤척였던 하룻밤이 지났다. 예정대로라면 토요일 오전 아름다운 가게에서 주관하는 독거노인 주거지원용품을 비대면으로 배달하는 봉사 일정이 있었다. 아름다운 보따리 배달 봉사 참여를 위해 토요일로 예약된 병원 진료를 수요일로 당기는 바람에 벌어진 상황이어서 자가 격리 덕분에 강제로 쉬어야 했다. 오후로 예정되었던 검사 결과가 이른 오전 음성 판정으로 나왔다. 보건소 직원을 통해 나는 음성 판정 이후로 자가 격리가 바로 해제되었으니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 정신의학자 스피츠는 2차 세계대전 중 부모를 잃고서 고아원에 있는 어린이들이 신체적 발달적 지체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음식을 충분히 주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양육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5명 중 2명은 입양되기도 전에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스피츠의 연구 직후 할로우는 연구 결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붉은털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에게서 떼어놓고 충분한 먹이와 안전한 분위기를 제공한 결과 원숭이는 자신의 몸을 깨무는 등 강박적 행동을 보이고 다른 원숭이들을 회피하여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젖과 같은 우유병이 있는 모조어미원숭이와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졌지만 우유병이 없는 모조어미원숭이를 우리 속에 넣었을 때 새끼원숭이는 헝겊 모조원숭이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관찰했다. 

 

  이 실험을 통해 단지 음식 섭취에 의한 생명유지보다는 촉감으로 경험하는 접촉위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보울비는 애착이론을 제시하였다. 보울비는 2차 세계대전 후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린이들이 이후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정서적인 문제를 비롯해 아동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유아의 요구에 적절히 반응하여 충족시켜주면 유아는 어머니에게 신뢰를 가지며 성장기 아동의 원만한 친구관계, 자신감, 리더십이 긍정적 에너지로 연결되어 안정애착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여성정책연구원과 통계청에서 코로나의 영향으로 기혼여성 중 비취업 여성 비율이 2019년까지 계속 감소해 취업자 비중이 증가하여 왔으나 2020년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비취업 여성 규모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상반기 경력단절 여성의 규모는 150만6천명으로 30대와 40대 여성이 84.6%를 차지했다.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가 4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하니 어린이집 방학, 학교 원격 수업으로 가정에서 보내야 하는 자녀를 돌봐야 하는 여성들이 아이 돌봄과 가사를 위해 커리어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비대면과 비접촉이 지속되는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더욱 그리워지는 2월이다. 학교는 3월의 신입생 봄맞이에 분주한 봄방학을 보내고 있다. 부모님과의 안정애착을 가득 채운 아이들이 밝은 미소로 등교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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