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년취업지원을 위해 5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액수도 아니다.

이 같은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고용지표는 오히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청년실업률은 11.1%로 지지난해 3분기 7.6%보다 3.5%나 높아졌다. 고용과 관련된 각종 지표들이 아래로 향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이 기간 취업자 수는 1만 1천명 줄어든 반면 실업자 수는 1만 명이 늘었다. 이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울산시가 당시 고용시장이 위축돼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청년 고용률이 상향되지 않는다고 인식했던 것만 보아도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 역시 울산의 고용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는 청년세대의 탈 울산을 부채질 해 울산의 인구감소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다 못한 울산시가 최근 대책을 하나 내놓았다. 지난 20일 울산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 플랫폼이 될 울산 청년취업거점센터를 연 것이다.

청년일자리 통합 지원기관으로서 청년 특화일자리 상담과 발굴, 취업 역량강화 지원 등 청년일자리 문제해결을 위한 거점기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청년일자리센터의 개소로 대학일자리센터, 청년재단, 청년일자리 카페 등 울산지역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청년 일자리 관련 기관들을 함께 묶는 협업사업 추진도 가능해졌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울산시는 청년일자리센터 개소와 함께 올해 울산청년일자리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청년 특화일자리 지원망 구축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청년일자리 창출,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한 지역사회 참여 유도 등의 사업 내용을 담았다.

특히 8억1300여 원이 투입되는 디지털 전환 일자리 지원사업과 4억1300만 원이 지원되는 울산청년-기업 상생 프로젝트 굿 매칭 사업 등이 눈에 띈다. 이 사업으로 1473명의 청년실업자들이 혜택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금 번 울산청년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단순 취업상담에서 벗어나 실질적이 맞춤형 취업 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울산의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울산청년일자리센터가 울산의 청년실업자들에게 원하는 일자리 찾아주는 실질적 길잡이가 되길 고대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에도 불구하고 울산지역 경제현실을 감안할 때 울산청년일자리센터 개소가 목마른 청년일자리 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으리라 보이진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가 청년일자리센터 혼자의 힘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여정은 울산청년일자리센터 개소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이제 첫걸음 뗀 만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울산의 인구절벽과 청년실업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푸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