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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회>겨울 哀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12/20 [16:16]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
인생이라고
너는 말하지만

 

끝까지 가 봐도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말한다

 

끝없는 시작은 없고 시작없는 끝은 없다
겨울 哀

 


 

 

 

▲ 정성수 시인    

겨울은 세상을 건너가는 템포가 늦다. 인생의 겨울 또한 그러하다. 고요히 정체된 기분이다. 숨 쉬는 것들이 동면하는 계절이다. 벌레들도 땅속에서 잠들고 씨앗들도 숨죽인 채 웅크리고 있다. 겨울은 침체를 넘어가야 한다는 도전장이다.

 

소명 의식 같은 내밀한 작업에의 잉태를 향한 거대한 태반이며 생명의 모체다. 머지않아 봄은 오고 말 것이라는 신음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 듯하다. 이른 새벽 바라보는 여명의 앞산은 들숨 날숨으로 검푸르게 깨어난다. 요즘 아이들의 겨울은 옛날 겨울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를 하며 노는 모습들을 볼 수가 없다. 빙판에 넘어진다. 감기 조심해라. 나가 놀면 절대 나가면 안 된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공부해라, 학원가라.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아이들의 가슴을 빈 가슴으로 만든다. 우리 아이들은 하얗게 싸인 눈을 보며 어떤 추억을 만들까? 고요한 겨울풍경을 보며 염려 아닌 염려를 한다.

 

나이를 먹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썰매타기, 눈싸움, 연날리기 등 겨울 놀이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 구도자 같은 겨울나무를 보며 동요 `겨울나무`를 불러야 하는데... 세월을 보듬고 한자리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는 겨울나무는 그림자를 길에 늘어뜨리며 인고의 세월을 견딘다. 맨몸으로 견딘다. 겨울 주목나무는 `주목주목` 소리치며 견디고, 겨울 자작나무는 `자작자작!` 울면서 탄다고 한다. 주목나무는 자기를 보아달라는 것이고, 자작나무는 자기 힘으로 견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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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0 [16:1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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