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발열체크소에서 진행요원이 해수욕장 입장객들의 발열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일 개장된 울산지역 해수욕장들이 첫 번째 주말을 맞아 코로나 예방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수욕장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리는 해변 피서지의 경우 코로나 예방지침 범위에서 제외돼 `무방비 지역`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본지가 5일 울산지역 해수욕장을 취재한 결과 현장에 배치된 발열확인 부스와 진행요원들이 코로나 방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진행 요원들이 선제적으로 피서객들의 발열을 확인하기보다 피서객들이 발열체크를 부탁할 때까지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시간제 근무자(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일부 젊은  요원들은 부스 안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등 아예 발열확인 작업에 손을 놓은 듯한 자세까지 보였다.

탈의실 입구에 배치된 진행요원들의 확인 작업도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 탈의실 입장객의 발열 체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이 과정을 건너뛴 채 명단 작성에 들어갔다. 이럴 경우 코로나 고열환자의 해수욕장 진입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평상ㆍ파라솔ㆍ튜브 등을 임대하는 민간 업체들의 방역자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업체 간이 현수막에 `대여 신청서작성-발열체크-평상 대여`라는 3단계 규정이 명시돼 있었지만 발열상태를 확인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명단만 작성하고 임대하는 절차로 들어갔다. 이날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과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이들 민간대여업체를 이용한 비율은 5%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족단위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95%가 이날 코로나 감염 무방비 상태에 방치됐던 셈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해수욕장 방역관리 지침에서 예외적인 해변 피서지의 감염 확산 우려다. 동구 주전 해변과 북구 강동 해변은 해변 피서지의 개념이기 때문에 각 해수욕장에 적용되는 방역지침이 이곳엔 적용되지 않는다.

이날 동구 주전해변에서 북구 구암마을로 이어지는 몽돌 해변엔 일산ㆍ진하해수욕장 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일부 야영객들은 텐트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좁은 공간에 수백 개의 텐트가 다닥다닥 몰리는 바람에 거의 1미터 간격으로 엉켜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발열체크소도 현장감시 진행요원도 전혀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진행요원은 "발열체크 부스를 통해 백사장에 입장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용객들이 부스에서 발열체크와 이용객 방문 일지 작성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입장한다"며 "무엇보다 해수욕장이 개방돼 있어 입장객들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발열 체크가 권고 사항이어서 강제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