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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역세권 개발을 許하라
 
강혜경 울산 중구의회 의원   기사입력  2020/06/01 [17:17]
▲ 강혜경 울산 중구의회 의원   

내년 2021년은 울산철도역사 100주년이 되는 해다. 1921년 10월 21일에 조선중앙철도 회사의 불국사-울산 구간이 개통되면서 울산철도 1기 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때 개통된 철도는 표준궤도의 절반 폭인 협궤로 꼬마 열차가 달렸는데, 대구역을 기점으로 하고 울산역을 종점으로 했다. 개통 당시 울산역은 군청 정문, 즉 옛 동헌앞 가학루에서 남쪽 방향으로 새로 개설된 새즈믄해거리 끝단에 있었다.

 

지금의 성남동 옛 중앙파출소와 소방서가 있던 자리다. 그 후 이 철도는 1935년에 표준궤도로 새로 부설되어 부산 부전에서 경주, 포항 등과 연결되는 동해남부선으로 재개통하면서 신설 역사는 학성동으로 옮겨 갔다. 이 철도는 다시 삼산 신시가지개발과 함께 1992년에 다시 지금의 위치로 옮겨갔고, 박맹우 시장 때 <태화강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어서 2010년 11월 1일에는 온 시민이 바라던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처음으로 육로를 이용한 서울 길이 2시간대로 좁혀졌다. 그렇지만 재래선 철도는 여전히 단선으로 디젤차가 달리고 있다. 이 시기까지를 울산 철도 2기 시대라고 부르자. 울산 철도 100주년이라는 기념할만한 해인 2021년 봄이면 드디어 동해남부선 전선이 복선 전철로 재개통된다.

 

비로소 우리 울산도 본격적인 철도 인프라를 갖추고 시민들은 진정한 철도 교통 수혜자가 된다. 내년 이후를 울산 철도 3기 시대라고 하자. 전철이 달리면 울산시민은 태화강역, 남창역 등 7개의 역에서 동부산관광단지, 해운대, 서면, 동대구 등지를 시내처럼 편하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다.

 

정시성과 정속성은 물론이고,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도 지금보다는 엄청 줄게 되며, 무엇보다도 자가용 없이 철도로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큰 메리트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는 운임이 무료가 되니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전철 개통이 코앞인데, 울산에서는 <역세권> 얘기가 나돌지 않는다. 전철 공사는 내년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오가는 길에 살펴보면 태화강역을 비롯해서 송정역(가칭), 남창역, 망양역 등 역사 공사가 한창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울산-부전 구간은 열차가 신설 선로로 운행되고 있는데 말이다. 왜 그럴까.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면 그 까닭이 조금은 짐작된다.

 

무엇보다도 울산권 내에서 신설, 혹은 개축되는 철도역을 보면 선로 양측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고, 대부분 그린벨트이거나 완충 녹지 같이 현행법상 개발이 까다로운 입지라고 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닌데,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은 울산시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이웃 부산만 해도 2016년 말에 부전-일광 구간이 모두 전철로 재개통되면서 동부산관광단지를 비롯해서 일광 등 각 역사 주변은 관광이 활성화되고 온갖 개발 바람이 드세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들 역의 역세권이 핫이슈인 것을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울산권역 7개 전철 역사 입지가 그린벨트와 완충녹지로 된 것은 기초시였던 시기에 수립된 장기적인 비전이 결여된 도시계획 탓이 크다.

 

1992년에 이설된 철도는 공단과 시가지를 경계 짓는 공해차단 완충녹지를 따라 결정되었고, 그보다 앞서 1970년대에는 기존의 중구, 남구, 동구의 행정구역 외곽에 무려 300㎢가 넘는 그린벨트를 지정했기 때문이다.

 

90년대 말 이후 김대중 정권의 공약으로 중소도시권 그린벨트는 완전 해제되었지만 당시 울산은 광역시였기 때문에 부분 해제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울산은 특ㆍ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구역 한가운데에 그린벨트가 자리잡은 기형적인 도시가 되고 말았고, 그 부정적인 모습이 전철시대가 되자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길은 있다. 그린벨트라 하더라도 제한적이나마 공영개발은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역세권 개발과 정비는 울산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울산만 하더라도 우정혁신도시, 송정지구, 다운ㆍ서사지구, 율리 울주군청 권역 등 그린벨트 지역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개발 사례는 많다.

 

더 늦기 전에 역세권을 개발하고 정비 하지 않으면 당장 울산시민들의 전철 이용 편익이 사라지고, 무엇보다도 신규 일자리 창출과 2015년 말 이후 50개월 이상 연속 감소하고 있는 인구를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필자는 만 31년 전 대학원 진학을 위해 울산을 떠나서 처음 일본 땅을 밟았을 때, 부동산 소개소 벽마다 빼곡한 <00역 도보 0분>이라는 문구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전철역 도보 이용권이 부동산 투자자나 상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메리트로 다가오는지 알게 되기까지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동해남부선 전철 개통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는데도 울산지역은 너무나 조용해서 정부가 만들어준 이 기가 막힌 비즈니스 기회를 울산시와 철도역이 입지하는 각 지자체가 걷어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러울 정도다. 더 늦기 전에 울산시부터 나서서 조속히 각 전철 역세권 개발을 허하라.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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