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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시대
 
김재범 도예가 자운세라믹 아카데미 대표   기사입력  2020/05/26 [20:17]
▲ 김재범 도예가 자운세라믹 아카데미 대표    

벌써 코로나19로 거리두기 생활을 시작한지가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올 석가탄신일도 바꿔 놓고 말았다. 다행히 올 사월초파일은 윤달이 들어 이를 계산한 불가의 판단이긴 할 테지만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부처님께서 윤사월에 태어 나셨다면 큰 반전이 일지 않았을까(?). 얼핏 입멸한 해를 계산해 봤을 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이보단 반전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편이 합리적일 듯싶다. 아시다시피, 석가모니 탄생 연대는 역사적 기록이 정확하지 않아 알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후대에 들어 불기를 정하였는데 한국, 중국 등 동북지역은 기원전 1027년으로, 인도와 스리랑카,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은 기원전 624년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채택한 불기는 서기 1956년을 불멸 후 2500년으로 보았다. 이 연대에 따르면 붓다의 탄생 연도는 기원전 624년이 된다는 계산이다. 중국과 일본만 해도 4월과 5월 기념일이 다르다. 어찌 보면 움직일 수 없는 날처럼 여겨지던 불교 최대 기념일조차 달라 질 수 있다는 이변을 보여준 것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혀지는 대목이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불문율 같은 관념들을 바꾸어 놓고 있는 중이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자리 잡은 비교적 견고한 고정관념들이 온난화된 극지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 같은 현실을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살피자면 이미 우리가 바꿨어야 할 의식주와 낙후된 문화양식의 틀 속에서 일찍이 벗어났어야 했다. 지난 3월26일, 주요20개국(G20) 코로나19 대응 특별정상회의가 열렸다. `특별`자가 붙은 만큼이나 이례적이었던 것은 화상을 통해 열렸다는 사실이다.

 

회의에서는 코로나19가 "인류 전체가 공통으로 직면한 큰 위기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다. 이러한 모습을 가능케 한 것 또한 코로나19 위력이다. 기술은 벌써 상용화되어 개인 간에는 화상채팅이 일상화 된지 오래고, 정부기관이나 기업들도 화상회의가 보편화 돼있는 현실이다.

 

이번 국가 정상들의 화상회의를 계기로 그동안 의전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국가 정상들의 만남도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적어도 각국 정상들이 주요 의제를 신속히 다룬 이번 경험은 향후 세계적인 관행에 변화를 가져 오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현재 등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교육환경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꼭 등교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1968년으로 이미 반세기가 넘었다. 본격적으로는 사이버대학이 2001년에 등장하며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온 경험은 적어도 20여년이상 축적되어 있다.


그동안 기득권계층이 만들어 놓은 학력 카르텔에 가려져 관성적으로 대면수업 방식에 집중돼 있었을 따름이다. 이번 바이러스사태를 지나며 새로운 혜안을 떠올리는 사람들로 변화가 확산될 것이 자명해 졌다. 사이버학교는 기성세대의 염려를 차치한다면, 학습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이론과 실기를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도 있다.

 

사회 현실에 가까운 학습시스템을 요구하는 교육수요자의 결단이 임박해 있을 뿐이다. 요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중 하나는 문화예술계이다. 모처럼 스튜디오에 유럽 학교에서 유학중이던 한 학생이 코로나19로 입국해 찾아오는 횡재수를 빼면 주변말로는 거의 아사분위기다.

 

여하튼 화상채팅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수업과 미팅은 `뉴 노멀(New normal)` 즉 새로운 기준이 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만나 워크숍을 통해 교류하던 도예작가들은 `세라믹 아트 챌린지`를 SNS로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페북(facebook)을 통해 일주일간 매일 하나의 작품 또는 작업을 올리고 챌린지를 이어갈 다른 작가를 지명하는 `새로운 전시와 워크숍`이다. 웹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전시작품 감상은 조용한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새로운 문화가 가져올 변화가 선물이 길 기도하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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