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하려다... 닥치는 대로 먹었다... 말하려다... 짧고 정처 없는 혀에 갇혔다... 말하려다... 웃자라서 쓸모없어진 손을 싹둑 잘랐다... 말하려다... 쉬워서 분명한 목소리를 뽑았다 ... 말하지 않으려다... 피뢰침처럼 꽂아둔 입이 뻥 뚫려 맥주 거품처럼 흘렀다... 하얀 파도가 그 많은 바다를 다 돌아 돌아온 밤에...
오늘 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힌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나를 잘 위로해 줄 것 같지만, 그러나 부르지 않아도 그 많은 바다를 다 돌아 돌아온 하얀 파도가 누구보다도 나를 잘 위로해 준다. 나는 두말할 필요 없이 초여름의 풀처럼 향기로워져 시원한 물보라로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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