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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회> 할미꽃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5/17 [16:07]

그 때 스승의 날
꼬깃꼬깃한 봉투하나
쥐어주시던
할머니 한 분 있었지
이러시면 안 된다는 사양의 말에
그러면 내가 섧해
오늘밤 잠을 잘 수 없다는 말씀에
우리 할머니 생각하며 받아든
촌지
따뜻한 손 가만히 펴 보니
만 원짜리 한 장이
할머니처럼 웃고 있었네

 

해마다 학년 초
촌지 이야기가 나오면
앞산으로 가신 그 할머니
손에
할미꽃 한 송이 들고
우리 교실을 내려다보네

 


 

 

▲ 정성수 시인   

봄철 햇볕이 잘 드는 산과 들 또는 양지바른 곳에 피는 꽃이 할미꽃이다. 특히 야산 무덤가에서 자주 보인다. 벌초를 잘 해주고 잡목이 우거지지 않는 곳이 이상적인 서식처다. 무덤가에 외로이 피어있는 자태를 보면 나이 많으신 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꽃이 지고 흰털을 가진 씨의 모습이 마치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흰 머리칼처럼 보이므로 백발노인(白頭翁)이라한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꽃대가 굽어 마치 할머니의 꼬부라진 등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할미꽃은 할머니가 아니다. 붉은 입술과 가느다란 허리를 보면 사랑에 빠진 여인 같다.

 

옛날 여름철 재래식 변소에 구더기가 생기면 할미꽃뿌리를 캐서 빠트려 놓았다. 그럼 구더기들이 죽어 없어졌다. 독성이 강해 일종의 구충제로 사용했다. 우리나라에는 원종인 할미꽃, 가는잎할미꽃, 분홍할미꽃, 동강할미꽃이 자생한다. 하지만 이제 할미꽃을 못 볼 날도 머지않았다. 할미꽃의 마지막 근거지인 무덤이 점점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모두 화장터로 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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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17 [16:0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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