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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회> 어찌어찌 하다 보니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4/12 [15:58]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무릎 꿇지 않아도 될 곳에서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눈물을 보였다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누구라도 봐 달라는 듯이
내 울음소리 들어달라는 듯이
크게 울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사랑을 만나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사랑을 보내면서
어둠속에 갇혀 먹먹하게 살았다
밤하늘 별들에게
기도하는 것조차 잊은 채
여기까지 왔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길을 잃었다

 


 

 

▲ 정성수 시인   

우리는 가끔 길을 잃는 때가 있다. 산행을 하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낯선 곳에 가는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길은 대로가 있는가 하면 골목이 있다. 또한 긴 길, 짧은 길, 편안한 길, 거친 길, 힘든 길, 부드러운 길, 가시밭 길, 홀로 걷고 싶은 길, 함께 걷고 싶은 길 할 것 없이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길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부드러운 사람, 고운사람, 미운사람, 거친 사람,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등 사람 또한 가지가지다. 그러나 길을 잃는 것 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존재일까? 득이 되는 사람일까? 실이 되는 사람일까? 꿀도 지나치면 독약이 되고 독약도 적재적소 쓰면 묘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이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운전석에 앉아서 내가 어디를 거려고 차를 탔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담배 한 가치 피워 물고 문득 내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고독했는지 고독해서 담재를 피는 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있다. 수다를 떨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깜빡 잊어버린 적도 있다. 모두가 바쁜 탓이다. 길의 시작은 끝을 찾고 길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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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12 [15:5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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