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무릎 꿇지 않아도 될 곳에서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눈물을 보였다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누구라도 봐 달라는 듯이 내 울음소리 들어달라는 듯이 크게 울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사랑을 만나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사랑을 보내면서 어둠속에 갇혀 먹먹하게 살았다 밤하늘 별들에게 기도하는 것조차 잊은 채 여기까지 왔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길을 잃었다
우리는 가끔 길을 잃는 때가 있다. 산행을 하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낯선 곳에 가는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길은 대로가 있는가 하면 골목이 있다. 또한 긴 길, 짧은 길, 편안한 길, 거친 길, 힘든 길, 부드러운 길, 가시밭 길, 홀로 걷고 싶은 길, 함께 걷고 싶은 길 할 것 없이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길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부드러운 사람, 고운사람, 미운사람, 거친 사람,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등 사람 또한 가지가지다. 그러나 길을 잃는 것 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존재일까? 득이 되는 사람일까? 실이 되는 사람일까? 꿀도 지나치면 독약이 되고 독약도 적재적소 쓰면 묘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이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운전석에 앉아서 내가 어디를 거려고 차를 탔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담배 한 가치 피워 물고 문득 내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고독했는지 고독해서 담재를 피는 지, 감이 안 잡힐 때가 있다. 수다를 떨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깜빡 잊어버린 적도 있다. 모두가 바쁜 탓이다. 길의 시작은 끝을 찾고 길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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