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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회>봄밤에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03/29 [16:06]

어젯밤에도 꽃 피는 소리를 들었다
꽃은
잠도 자지 않고 산고를 겪으면서
양수를 터트린 것이다
한 밤의 어둠을 걷어 내고 나서야
비로소 꽃이 되었다

 

우리들은 꽃 앞에 서서
오! ~ 꽃
꽃이라며
꽃그늘에 발목을 적시며 밤하늘 별을 세기도 한다
때로는 네 고통이
나의 기쁨이라는 것을 잃어버린 채
가장 빛나는 별꽃을 생각하면서

 

환장하고 싶은 봄밤에
나는 꽃 피는 소리를 들었다

 


 

▲ 정성수 시인    

꽃이란 사랑과 희망과 순결과 약속으로 상징된다. 연인에게, 개업집에, 결혼식장에 꽃이 필요불가분하게 쓰인다. 반면 꽃은 죽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근조화환이나 무덤위에 꽃 한 송이 얹는 것은 죽은 자에 대한 애도의 뜻이 있다. 그런가하면 고대 로마에서 신에게 산사람을 제물로 바칠 때, 머리에 화관花冠을 씌우기도 했다고 한다.

 

시인 `바이런`은 `꽃이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은 곳에서 피어나길 즐겨하듯 죽은 자도 그렇게 피어나라는 염원에서 꽃을 바친다`고 했다. 꽃 한 송이 자체로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꽃 없는 삭막한 풍경을 상상하면 한 송이 꽃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꽃 한 송이는 아름다움 자태 그윽한 향취만으로도 제 구실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꽃다발은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이고 짝을 이뤄 다발로 묶여져 큰 의미를 가진다. 꽃의 존재야말로 생활이 풍요롭고 꽃들로 인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꽃이 고마운 것이다. 각종 행사장에는 한 송이가 아닌 수백송이 꽃으로 더 높게 더 크게 치장된 화환들이 즐비하다.

 

이것은 주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가 생색을 내는 위선과 허영일 뿐이다. 거기에다가 보낸 사람의 직위와 이름을 꽃보다 더 큼직하게 적은 리본을 보면 허세와 허풍에 마음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기야 한 송이 꽃보다 큼직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받아서 싫다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마는 진심이 담긴 한 송이 꽃은 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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