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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박치현 공학박사   기사입력  2020/02/25 [17:25]
▲ 박치현 공학박사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렸다. 코로나19의 세력이 꺾이지 않으면 올해는 잔인함 봄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봄과 함께 우리 곁에 다가오는 또 다른 불청객이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예보기관이 이원화되어 있고 예보해석도 달라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황사 예보는 기상청이, 미세먼지 예보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맡고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PM-2.5(초미세먼지)와 PM-10(미세먼지)으로 구분된다. 황사는 대부분 PM-10에 속한다.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두 기관이 각각 예보해온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과 몽골, 북한에서 (우리나라로)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기상청은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황사가 발원해 주로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고 설명한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황사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정부는 기상청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공동으로 미세먼지, 황사 예보를 통합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 짓지 말자는 것이다. 올 봄에도 미세먼지를 동반한 황사가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2.5㎛ 이하 크기로 머리카락(약 60㎛)의 20~3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입자가 너무 작다보니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하면 허파꽈리까지 침투해 천식과 폐 질환을 일으키고 조기 사망에까지 이를 위험을 높인다.

 

과학자들은 평균으로는 초미세 먼지로 인한 단축 수명이 1.8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수명 단축(1.6년)보다 크다. 담배는 흡연자에게만 영향을 미치지만 나쁜 공기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수질 오염(7개월), 교통사고(4.5개월), 에이즈(4개월), 결핵(3.5개월) 등의 수명 단축 작용 역시 초미세 먼지보다 훨씬 작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중국이나 인도보다 낫다고 위안할 문제가 아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초과 사망자가 1만4천여 명에 달한다. 이는 매년 전체 사망자 수의 4~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인구가 한국이 단연 1위다.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1,109명으로 2010년 359명의 약 3배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대기오염으로 연간 650만 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 경제적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보다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던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약 104조 원에 달한다. 국민 1인당 연간 2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OECD는 대기오염의 피해로 2060년에는 매년 전 세계 GDP의 1%인 3,000조 원이 훨씬 넘는 손실을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의 0.63%인 35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0.21%의 미국, 0.42%의 일본, EU 주요 4개국의 0.11%를 제치고 OECD 국가 중 최대 규모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그렇다고 중국만 탓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 미세먼지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남긴 결과물이란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원유의 경우 탄소 85%, 수소 12%로 이루어져 있고, 황, 질소, 산소도 소량 포함하고 있다. 땅 속에 묻혀있던 이 탄화수소가 에너지로 사용되면서 많은 양의 탄소가 대기 중에 섞이면서 대기를 오염시키고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질소산화물이 미세 먼지의 원료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스 상태인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 화학반응을 통해 입자 형태의 초미세 먼지로 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2차 생성량`이 애초부터 입자 형태로 배출되는 `1차 발생량`의 두 배쯤 된다고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유철 박사는 설명한다. 경유차가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데도 한 때는 경유차가 `클린 디젤차`를 우대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미세먼지는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해법을 찾기도 그만큼 어렵다. 울산시는 지난 18일 미세먼지 감시단을 발족했다. 보이지 않은 미세먼지를 감시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시민들의 기대는 높다. 그리고 한 가지, 에너지를 줄이지 않으면 미세먼지를 잡을 수 없다. 에너지는 탄소발자국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발자국`도 함께 남긴다.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등 하나 끄는 사소한 생활변화의 실천을 제안한다.  플러그만 꽂으면 손쉽게 문명이 열리지만 그 댓가를 지금 우리는 혹독히 치루고 있다. 미세먼지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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