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성 이야기가 있는 인문학(이 인) 대표

언제나 가장 큰 문제는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긍정적이고 원만하게 잘 풀어가기가 쉽지가 않다. 개개인이 가진 생각과 겪어온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가치관의 차이는 언제나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쌓인 관계의 스트레스는 우리의 일상을 지치게 만든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거미줄처럼 펼쳐진 관계를 잘 헤쳐 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성인들의 말씀처럼 살아가라고 하지만 어느 샌가 `그런 뻔한 이야기는 나도 하겠어`라며 한쪽 귀로 흘려버리게 된다. 옳은 말을 쉽게 말했던 성인들.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우리 같은 범인들은 함부로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큰 고난을 헤쳐나간 굴곡의 인생을 살아낸 분들이다.

역시 진정한 고수는 인생의 복잡한 진리를 쉬운 말로 뱉어낼 수 있는가 보다. 예수님이 태어나기 약 500년 전 중국에서는 공자님이 태어났다. 전혀 만난 적도 교류된 적도 없는 두 성인이 똑같은 말씀을 했고, 그 말씀은 사람이 살아가는 황금과도 같은 규칙이라고 말해진다. 지금을 우리 시대 속에서 이 말은 어떻게 녹아져 있을까?

아시아 인문정신의 바탕이 되는 공자의 유교와 이스라엘을 넘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예수의 기독교에는 어떤 말씀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논어 <위령공편>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 공자의 수많은 제자들 중에서도 뛰어나다는 72명의 제자들이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뛰어난 10명의 제자가 있는데, 자공은 바로 공자의 최측근 제자이자, 언변이 가장 뛰어난 제자였다. 어느 날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을 살아가며 가슴속에 세길 말을 부탁한다. 그러자 공자는 `서(恕)`라고 했다. 자공이 다시 서가 무엇인 지 묻는다. 그때 공자는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이 있다면 그것을 남에게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서(恕)라는 글자는 같다는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합해진 말이지 않는가. 너와 나의 마음이 같다.

그렇기에 내가  너의 마음을 헤아린다. 이렇게 공자는 자공이 평생을 살아가며 꼭 간직해야 할 말로서 서(恕)를 넌지시 건네 주었다. 성경 <마태복음 7장 12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산에 오른 예수가 제자들과 여러 유대인들을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천국과 천국에 가는 백성들에 대한 설교였다.

이 중에는 훗날 황금률이라고 불리게 되는 말씀을 하시게 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태도, 그러한 삶의 방식에 대한 황금과도 같은 귀중한 진리. 바로 그 말씀이 "그대들은 내가 남에게 대우받고 싶은 그대로 남들에게 대접을 하라"라는 말씀이다. 공자와 예수. 이미 2000년도 훨씬 전에 살았던 성인들의 똑같은 말에서 우리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볼 수 있다.

내가 싫은 것을 상대에게 하지 마라는 공자의 말씀과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데로 상대를 대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상대방과 나에 대한 기준으로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두 분의 말씀은 결국 나와 너라는 구분을 없애라는 것. 그리고 나의 마음과 너의 마음이 같음을 깨닫는 의미의 종착역에 도착을 한다. 우리가 모두 서로의 마음을 알고, 이해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세상의 분쟁과 오해와 다툼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인생의 모든 흐름은 관계에서 나와 관계로 끝이 난다. 바로 이러한 관계의 황금률 그것이 바로 내가 너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오늘은 시간이 되면, 논어와 성경을 천천히, 주의 깊게 음미하며 읽어나가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