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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춘의 새 이야기
2. 닭과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위하여(1)
 
동국대 겸임교수ㆍ경주버드파크 경주화조원 대표   기사입력  2020/01/12 [16:29]

<하루 1억 5천마리가 식용으로 희생>

현재 전세계에서 기르고 있는 닭의 수가 약 230억 마리라고 합니다.
(2018년기준). 또한 인류가 연간 소비하는 닭의 수는 600억 마리를 상회합니다.
이렇듯 식육으로 이용되는 동물을 `생산동물`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생산동물로 돼지, 소, 양 등을 들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인류에게 수많은 희생을 당하는 동물이 닭입니다.
직장생활과 같은 일상의 피곤함을 해소하거나 혹은 여러분들의 생일 등과 같이 축하할 때, 광장 등에서의 무언가의 응원이 필요할 때, 빠질 수 없는 유혹적인 먹거리로 치맥이 늘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런저런 이유로 하루에 1억 5천만 마리 이상의 닭이 인간의 입으로 들어 갑니다. 즉 인간의 문명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닭인 것입니다.

 

<닭은 숭배의 존재>

▲  금동대향로의 수탉 형상의 봉황   © 편집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닭이란 존재 없이 역사, 문화, 생활 등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국시대, 즉 고구려ㆍ백제ㆍ신라의 역사적 기록만 보아도 그 경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닭의 비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 그려진 살아 움직이는 듯한 두 마리 수탉 형상의 주작도, 한국 최대의 보물이라 칭해지는 백제의 금동대향로 제일 상부에 달린 수탉 형상의 봉황장식, 특히 신라에는 계림의 금궤를 흰 닭이 알려 신라 김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김알지의 탄생설화까지 존재합니다.


이처럼 닭은 우리 조상들이 숭상한 존재이자 우리 문화와 떼어낼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동양 세 국가 중에서도 유독 우리나라는 닭 사랑이 유별난 민족이었습니다만, 닭의 전래과정 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닭은 생존을 위해 인간과 상호보완적인 삶을 살아가는 대표적인 조류 군에 속합니다. 인간에게 알과 고기를 제공하는 반면 인간의 힘으로 천적인 육식 동물로부터의 안전한 번식과 생존의 터전을 보장 받는 삶을 삽니다.


이러한 무언의 약속 아래 살아가는 닭은 지금부터 약 8000년 전 동남아시아에 속하는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서식하는 4종류 야계 중에서 현재 닭의 직접 조상인 적색야계(Red jungle fowl)가 가축화된 것으로 추측하였고 최근 유전자 검사에 의해 기정사실화되었습니다.


이 닭이 약 4000~5000년 전에 중동으로 간 다음 해상교역로를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감스럽게도 아직 정확한 유입 루트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추측하건대 약 5000여 년 전에 중국대륙과 동남아시아로부터 해양 길을 통해 전해졌다고 하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삼국지 등의 역사서에 보면 3세기중엽부터 긴 꼬리 닭(細尾鷄)이 신라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시기에 관상 닭을 기를 정도로 뛰어난 닭의 사육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지금 일본이 마치 일본 고유종 혹은 일본이 개발 육종한 닭으로 강조하는 일본 긴 꼬리 닭도 우리나라에서 건너 간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축구와 치맥의 열풍>

▲적색야계     © 편집부

우리나라에서 축구 경기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프로 축구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운동종목이 축구인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과 축구경기가 개최될 때에는 대다수 국민의 관심사는 오로지 <일본`만`은 이긴다.>로 국가대표 선수와 한 몸이 됩니다.


물론 이때는 안방 텔레비전 앞에서 혹은 시청 등의 광장에서 반드시 닭의 희생 위에 치맥을 먹고 마셔 가며 `목숨 걸고` 응원을 합니다.


일전에 외국기자가 한일전의 열기와 흥분을 취재하면서 `지극히 역동적인 국민인지 뭔지`라고 서술한 구절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아시아 대륙에서 한국과 일본이 사생결단의 각오로 축구 경기에 임하는 것과 같이 지구상의 또 다른 대륙인 유럽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영원한 앙숙인 프랑스와 영국의 경우입니다.
여러분도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럽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야말로 하나의 전쟁과 같습니다.
이들 프로축구팀을 운영하는 여러 나라 중에서도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축구경기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기 못지않은 열기를 가집니다.


그 이유는 영국과 프랑스의 기나긴 전쟁인 `100년 전쟁`을 비롯해 이웃하는 나라라는 역사적인 은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약 60여 년간 평화의 시기에 오직 이웃나라에게 강함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축구라는 운동경기로 그들 또한, 우리의 한일전과 같이 평화 시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 수탉풍향계   ©편집부

그런데 여기서 프랑스 대표선수들의 유니폼 및 구단의 문장이 수탉입니다. 영국의 경우 세 마리의 사자, 삼사자 문장을 사용합니다.


흔히들 서로를 비방할 때 영국응원단은 `닭대가리가 감히 사자에게…` 프랑스 응원단은 `어린 사자 놈이 감히 위풍당당한 수탉에게…`식으로 격하게 대립하다가 주먹다짐으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닭을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프랑스>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니 우리나라보다 더 `닭`이란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고 더불어 살아갑니다.


얼마 전에는 수탉이 아침에 울어 시끄러워 살 수가 없다고 이웃으로 이사 온 사람이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했지만 `닭은 울 권리가 있다` 가 프랑스 법원의 판결이었습니다.


소송한 사람은 130여 만원의 벌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프랑스 거리 풍경 속에서 교회 첨탑 꼭대기에 있는 수탉 모양의 풍향계를 흔히 볼 수 있고 프랑스의 유명한 스포츠 용품 메이커 이름도 `르꼬끄(수탉)`이며 19세기에 발행된 20프랑의 금화에도 수탉의 문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닭이 없는 프랑스는 존재할 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선량왕`이라고 불리는 앙리 4세의 기여가 절대적이었습니다.
지면관계상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돌리겠습니다만, 앙리 4세의 통치 시기가 1500년대 후반에서 1600년대 초반으로 현재까지 약 500여 년 동안 닭과 더불어 하는 프랑스 문화를 구축해 온 것입니다.


아! 참 또 하나 잊어버릴 뻔 했습니다. 세계 최고 명품의 구르메 닭을 생산하는 곳도 프랑스의 브레스(Bresse)지방의 닭으로 일반 닭보다 최저 5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 긴꼬리닭    © 편집부

<조류독감, 수난당하는 닭 >

1973년 경주의 천마총에서 출토된 달걀의 연대는 서기 약 400여 년 전으로 이런 저런 역사적인자료를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는 약 2000여 년 전부터 닭을 길러온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인도는 신라를 그 옛날 구구다(鷄貴國)라 불렀으며 신라의 국호가 계림이었고 중국으로 사신을 떠날 때도 닭의 모양을 한 복장으로 갔다고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지붕 등의 높은 곳으로 올라 당당히 버티고 서서 태양을 제일 먼저 맞이하고, 온 누리에 해 떠오름을 알리는 닭. 이러한 닭이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와 달리 조류독감으로 인한 지극히 이상한 방역 등의 홍보 덕분에 기피 동물로 자리매김해 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오직 치킨, 혹은 백숙으로만 익숙한 국민 의식 속에서는 닭이란 존재가 영원히 A4용지 면적의 케이지 안에서 항생제에 찌들어 병든 모습으로 밖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비통한 것은 필자뿐이겠습니까.

 

<한국 닭의 유입 경로는 불분명>

공룡의 직계 자손으로서 그 유전형질이 아직 남아 빛나고 당당한 벼슬과 공룡의 비늘을 발에 간직하고 있는, 죽음을 택할지언정 물러섬이 없는 위대한 영혼을 가진 생물인 닭을 우리는 프랑스보다 약 1000년 앞서 함께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긴 꼬리 닭의 원형이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인 것도, 외국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닭의 이름으로 불렀다는 것도 모두 설화로만 전해 내려옵니다.
 동국대 겸임교수ㆍ경주버드파크 경주화조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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