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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시장 인터뷰 >과거 오랜 세월 못한 것 한꺼번에 했는데…시민들, 못 느껴
 
정종식 기자   기사입력  2019/08/29 [18:21]

창간 10주년을 맞아 송철호 울산시장 집무실에서 대담을 나눴다. 이날 형식적인 문답을 떠나 송 시장의 인생관, 정치 철학, 시정 방향과 취임 1년차에서 느끼는 아쉬움, 바램, 성취감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의외로 낙천적이고 낭만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울분을 토하듯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자신이 일궈 놓은 성과가 지지율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사실에 답답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로 마음을 삭인다고 했다.

 


 

▲  송철호 울산시장


"취임 1주년이 지나면서 여러 언론 매체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다른 시장들이 1년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비교해 보게 되더라고요. 뭘 실적으로 삼는가 여러 사람을 살펴봤어요. 그런데 나처럼 `7 브리지`를 놓은 市道가 의외로 없어요"


그가 말하는 `7브리지`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ㆍ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태화강 국가 정원, 울산 국립산재병원, 외곽순환도로 등을 말한다. 이 중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울산 국립산재 병원 건설, 외곽순환도로 건설은 이미 확정됐다. 송철호 시장은 `7 브리지`를 임기 중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다른 시장들이 그냥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열심히 도정을 했다`고 해요. 심지어는 중앙정부가 고민하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내가 어떻게 노력했다하는 식으로 발표해요. 그게 어떻게 지방정부 단체장이 이렇게 노력했다고 내 놓을 대상이 돼요? 이런 거 등등을 보면서 시민들은 우선 어려운 것이 중요하구나. 당장 오늘 하루하루가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자신이 지난 1년 동안 일궈놓은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가 제창한 7 브리지는 뜬 구름 잡거나 정치적 수식어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현실적입니다. 예타 면제 하나만 해도 우리 시정부가 몇 십년동안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하나도 못했던 거란 말이죠. 외동 농소 간 국도가 6.9㎞로 짧은 것 같지만 경주를 오가는 울산시민들에게 얼마나 현실적인 고통이었습니까. 그런 걸 모두 예타 면제 사업에 올렸고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예산이 반영돼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되는 건데--"


그의 이야기가 계속됐다. "이 많은 실적을 다른 지역에선 하나하나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는데, 7 브리지를 그렇게까지 자신 있게 내용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그것을 다시 포장까지 잘 해서 시민들 앞에 `과거 오랜 세월동안 못했던 것을 한꺼번에 이렇게 했습니다` 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내 놓는데. 그런 정도라면 적어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꼴찌라는 말은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마음을 다스리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부대끼고 허무하고 속상할 때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제가 원래 속이 좀 무딥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는 거죠" 유대 경전 주석지인 미드라시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는 그에게서 시민들이 그의 가치성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그는 "모든 것은 인내하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으로 매여 있어야 할 만큼 큰일은 없다. 모든 것은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자신을 끊임없이 다스려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거기다 꼭 덧붙인다면 `혼술` 한잔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정치의 중심을 어디에 두나`고 물었다.


그러자 人(사람)이야기가 나왔다. "모든 것에 사람이 우선한다. 그래서 판단하기 복잡할 때 본질을 사람에 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칸트가 일생동안 연구한 철학의 보편명제는 한마디로 `사람을 목적으로 삼아라`입니다. 가치가 충돌하거나 선택의 갈등에서 `사람을 판단기준으로 하라`는 것이죠" 그의 시정 근본도 사람에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공식기자 회견을 15회나 가졌다. 평균 한 달에 한번 이상 직접 對 시민 소통에 나선 셈이다. 이전 시정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다. 그에게 지방 언론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그러자 "목적과 수단이 잘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무엇이 울산시민에게 궁극적으로 보탬이 될 것인가 생각해 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대안적 비판을 요청하면서 그는 "잘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실을 바탕으로 많이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 취임 바로 다음 날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을 찾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노사가 공동으로 나를 반겨준다면 귀사를 첫 방문지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문 닫기 직전인 해양사업부를 방문해 해상풍력발전의 비전을 설명했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이 사업에 대해 여러 행보를 진척시켜 왔어요.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것이 별로 실감이 안 난다는 반응입니다"


최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에 반대하는 일부 어민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 이럴 때 언론이 나서 해상풍력발전의 가치성을 좀 알려달라는 요청으로도 들린다.

 

▲울산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시정을 어느 쪽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존산업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울산이 산업위기로 힘든 이유는 주력산업이 호황일 때 호황 이후를 생각하지 않은 탓이 큽니다. 주력산업의 성장 기회를 이어갈 수 있는 신산업을 키우고 기존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민선 7기 울산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2 조선해양산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산업을 키우고 자동차산업에 수소경제를 접목하는 한편, 석유화학산업을 동북아 오일ㆍ가스허브로 고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임기 중 `이것만은 꼭 해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임기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지역발전에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일수록 긴 안목으로 장기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태여 열거한다면 무엇보다 행정과 시민 생활 속에 `시민주권`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일환으로 시민신문고위원회가 모범적인 옴부즈만 제도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미래비전위원회를 비롯해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더욱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또 새로운 성장산업의 추진여건도 더욱 탄탄하게 다질 예정입니다. 2025년까지 1GW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2030년 세계 최고 수소도시 구현, 그리고  동북아 오일?가스허브를  세계 4대 에너지 허브로 조성하는 게 그 한 예입니다"

 

▲시장 취임이후 가장 보람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우선, 외곽순환도로, 공공병원, 농소~외동 간 국도 등 3대 숙원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성공시킨 것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한 시민들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무엇보다 울산이 산업수도에서 생태ㆍ문화ㆍ역사ㆍ관광도시로 진입하는 `울산 르네상스시대`의 마중물이 되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또 28일 이화일반산업단지 내 현대모비스의 전기차 부품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울산형 일자리 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지역경제 재도약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입니다.  현재 어느 정도까지 추진돼 있으며 언제 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습니까?

 

"2021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재활용해서 2025년까지 원전 1기 발전규모인 1GW급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울산시가 주도하는 국산화 기술개발과 민자유치를 통한 발전단지 조성의 투트랙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발전단지 조성의 경우, 세계 최초로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운영 중인 노르웨이 국영 에퀴노르사를 포함해서 5개 민간투자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6월 GIG가 풍황조사용 라이다를 국내 처음 설치해 본격적인 타당성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지방정부 권한이 매우 한정적입니다. 시정을 집행해 보신결과 특히 어느 분야에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시는지

 

"지난 1년 동안 시정을 운영하면서 지방이 가진 권한으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가장 필요한 권한은 자주재정권입니다. 우리나라가 24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지방차지를 정착시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열악한 지방재정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세 중심의 조세구조를 개선해 지방세 비중을 높이고, 지방교부세가 본연의 재원 보전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정률을 현재의 19.24%에서 22%로 인상해야 합니다. 자치입법권 확대도 필요합니다. 현행 지방자치법을 보면  자치사무에 대해 `법률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이러면 지방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될 수 없습니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없습니까

 

"가장 아쉬운 점은 지역주도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도 법을 비롯한 제도와 재정의 한계로 독자적인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규모 사업의 경우 중앙부처의 지원과 협조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한 사업이 대부분입니다.


울산시의 경우 한국산업진흥원 설립, 수소 규제자유특구 지정, 동북아 오일ㆍ가스 허브사업의 예타 등이 중앙부처의 결정과 판단에 맞닥뜨려 있습니다"

 

대담 - 정종식 편집국장
사진 - 김생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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