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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다 4
 
강시일 시인   기사입력  2019/06/19 [18:56]

틀림없다
누군가 내 무게 중심 어딘가를 부여잡고
심하게 흔들었을 게다
갈매기 저리 높이 날지 못하고
바다와 하늘 경계를 기웃거리는 것도
오랜 어깨동무조차
이빨 까부수고 웃어재끼는 걸 보면
세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야물다던 내가 흔들리는 것일 게다
어제 종일 비가 내리고
젖은 마음 널어 말리는 백사장에
도시 여자들 하이힐 자국 깊게 꾸욱 꾹
흔적은 상처가 되고
버리고 간 낱말들이 이리저리 파도춤 추는
도대체 풀리지 않는 퍼즐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흔들림
파도는 죽어라 육지로 뛰어들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바다는 어제처럼 여전히 울렁증 환자다
하늘이 해를 건져 노을로 가는 시간
그리 길지 않을 건데
나의 바다는 자꾸 흔들린다

 


 

 

▲ 강시일 시인    

체면치례 때문에 온갖 불편한 일들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곱씹어본다. 누가 묻지도 않는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런저런 말들을 궁상스럽게 지어낸다. 이런 독백으로 인해 연필을 들고 어슬렁거리는 내 안의 나를 자주 만나게 된다. 무슨 말을 쓸까, 그리고 쓰여진 말들을 보면 바르게 선 글들을 찾기가 어렵다. 하고 싶은 말들을 그대로 술술 풀어낼 수 있는 날까지 고민은 이어질 것 같다. 바르게 서자고 수없이 다짐하는 나를 보아왔지만 지금도 흔들리는 자전을 느껴야 한다. 흔들리는 나를 바로 세우는 날까지 연필은 닳고 닳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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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9 [18:5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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