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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 화재 사태와 징벌적 손해배상
기사입력  2018/08/12 [19:04]   서주원 법무법인 더정성 변호사
▲ 서주원법무법인 더정성 변호사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BMW 차량 화재 사태에 대하여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BMW의 뒤늦은 사과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이 화재원인이라는 거듭된 발표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대처 방식을 재검토해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사후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이란 민사배상에 있어서도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손해액과 관계없이 훨씬 많은 배상액을 부과하는 제도로서, 영미법계에서 발달한 제도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40년 이상 필립 모리스 말보로 담배를 매일 3갑씩 피우다 폐암으로 사망한 자의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필립 모리스 담배회사가 담배의 강력한 중독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을 인정하여 필립 모리스 담배회사에 7,950만 달러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운 미국 연방대법원의 2009년 판결이 있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보배상(Compensatory damages)`이란 가해자에게 가해행위로써 발생한 책임범위만큼의 배상액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로서, 대륙법계에서 발달한 제도입니다. 대륙법계 국가인 우리나라는 전보배상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고 다만, 「제조물 책임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일부 특별법에서 개별적으로 가해자로 하여금 일정한 경우 실제 손해액의 3배 이하의 범위 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소위 `3배수 손해배상 규정`)의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찬성하는 견해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피해자에 대한 실효적 구제가 될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위법행위를 일반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특히 대기업 등 소위 갑의 지위에 있는 가해자들의 위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위 `3배수 손해배상 규정`들도 대부분 갑의 지위에 있는 가해자들의 위법행위를 제재하고자 하는 목적에 도입되었습니다. 반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반대하는 견해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판단 요소인 가해자의 반사회성 개념이 모호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은 짓지도 아니한 죄에 대하여 처벌하는 것과 같으며, 특히 기업 운영상의 위험부담을 증대시켜 경제성장을 방해한다고 주장합니다. 2016년 폭스바겐 차량 사태 당시 국회에 계류 중이던 징벌적 손해배상 법안들 중 최종 채택된 안은 생명ㆍ신체 피해가 아닌 재산 피해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그 배상액도 3배수 이하로 제한하는 안이었는데, 이와 같이 제한적 입법의 배경에는 기업 활동 위축을 초래한다는 주장들이 있습니다.

 

2016년의 논의 이후 불과 2년 만에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 계기도 2016년과 동일하게 차량의 결함인 점은 그간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입법들에 문제가 있었음을 방증합니다. 이번 BMW 차량 사태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까지 이른 데에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차주들과 `BMW 차량 주차금지`의 푯말을 내건 차주 아닌 사람들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이에 부합하여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달 초 경제적 강자의 횡포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고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인 불법행위의 사전 억제와 사후 구제로 국민의 권익이 실현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의 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국민의 권익, 국가 전체의 사회편익이 향상되는 내용의 제대로 된 입법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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