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인 23일 여야 지도부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대거 집결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19대 대선에서 승리해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현직 의원 70여명이 총출동해 추도식을 주도했다.

분당 직후 꾸준히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해온 국민의당도 김동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박지원 전 대표 등 전현직 지도부 상당수가 참석했다. 바른정당에서도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에서도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박맹우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대선 승리 보고대회를 방불케 했다. 봉하마을 진입로에는 '노무현의 이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깨어있는 시민의 승리를 보여드립니다'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의전도 남달랐다. 추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추도식에 입장했다. 추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참석한 정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권 여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당초 권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었지만 불발됐다. 추도사도 승전 보고가 주를 이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추도사에서 "오늘은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해서 감회가 새롭다. 나라다운 나라, 사람다운 세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문 대통령의 당선을 보고하면서 "위대한 촛불의 승리, 진정한 국민주권 시대의 개막을 당신께 고하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당신께서 계셨다면 '야! 정말 기분 좋다"며 크게 기뻐하셨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강조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문 대통령과 함께 개혁과 통합의 과제를 완수하겠다"며 "문재인 정부를 지켜 달라"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도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앞으로의 한국에 새로운 첫 물결이 흘러 밝은 새시대의 힘찬 물줄기가 계속되길 기원할 뿐"이라고 문 대통령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인삿말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민주당에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지만 다른 정당에는 인색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경쟁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 추도식장을 떠나야 했다.

추 대표는 추도식 직후 권 여사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계속 우울하고 슬펐다. 오늘은 그런 우울하고 슬픈 마음을 거두고 빚진 마음을 버릴 수 있는 날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권 여사가 정말 마음속으로부터 울먹이는 듯 '수고 많았다'고 즐거워하고 위로했다"며 "앞으로 더 잘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