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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에 들어선 원유저장시설(위)의 경우 원유유출사고를 대비해 충분한 높이의 방유벽이 설치된 반면 최근 준공한 원유저장시설(아래)에는 방유벽이 낮게 설치돼 사고발생시 그 기능이 의심스럽다.

바다 인접 인근청정해역 죽음의 바다 개연성 높아

주민들 생활터전 잃을까 전전긍긍… 안전시설 점검 촉구
 
 
울산항 일대 대규모 오일저장시설이 들어서면서 유사시 기름유출로 인한 대형 해양오염사고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 소유의 대형 탱크터미널이 온산항 일대에 준공됐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해안 기름유출을 차단할 방유벽 설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등 안전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에 극에 달했다는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울산시외 울주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9일 울주군 온산읍 울산신항 남항부두의 공유수면을 매립해 현대오일터미널이 준공식을 갖고 저장사업을 시작했다.

울산신항 남항부두의 공유수면 8만7000㎡를 매립해 건설한 유류 저장시설은 5만DWT급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총 28만㎘의 석유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39기의 저유 탱크를 보유하고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유류저장시설이 바다를 끼고 있어 안전시설 미비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름은 순식간에 바다로 흘러들어가 인근 청정해역을 검은 죽음의 바다로 만들 개연성이 높은 만큼 안전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인근 온산지역 주민들과 어민들로부터 비난과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같은 대기업 그룹사가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대규모 오일저장시설을 해안가에 건립하면서 사고예방 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온산항 인근에는 수백개가 넘는 각종 오일저장 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는 70년대와 80년대 건립된 유류저장시설도 있고 특히 최근 해양을 매립해 조성된 부지에 건립되거나 건립 중인 저장시설들이 있다.

관련사진 좌측의 것은 지난 70~80대에 건립된 저장시설로 사고시나 유사시 저상시설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유류가 외부로 흘러나갈 수 없도록 탱크 주변으로 차단벽이 설치돼 있다.
반면 최근에 준공된 현대우측사진을 보면 바다와 인접해 39기의 유류저장시설이 들어서 있는데도 방유벽 등 차단시설은 전무한 상태다.

이처럼 미비한 안전시설로는 탱크파열 등 사고시 저장된 엄청난 양의 기름이 속수무책으로 바다에 들어들어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유류저장 시설이 들어선 해안가 매립지는 연약지반인 바닥 위에 콘크리트로 포장한 후 저장탱크를 지어놓아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할 뿐 아니라 사고시 바닥으로 유출된 기름이 빠른 속도로 인근 해안으로 흘러들어 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온산항과 불과 수km 지척에는 서생어민들의 생활터전인 1종공동어장인 강양 양식장이 있어 만약 온산항에서 대형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 게다가 정유저장시설이 들어선 남서쪽 해안 5km 이내에 어장이 7곳(245.5ka)이나 있고, 양식장 33개소(253.16ha)가 산재해 있으며, 진하해수욕장과  간절곶 관광위락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인데도 지리적인 여건과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허가를 내준 울산시는 안전시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한다.

이에 온산항 인근 주민들과 온산환경단체 등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만약의 경우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물시설을 어민들과 주민들이 생활 터전 인근에 건립하면서 아무런 안전 대책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지는지, 안전 불감증은 물론이거니와 주민들의 안위는 나몰라라하는 식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