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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의 정상화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4/06/17 [17:29]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조세평등주의는 조세의 부담이 국민들 사이에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세법을 제정해야 하고, 세법의 적용과 해석에 있어서도 국민을 평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러한 조세평등의 원칙은 동일한 경제력을 지닌 납세자는 동일한 조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수평적 공평(실질과세의 원칙)과 경제력이 큰 납세자가 경제력이 작은 납세자보다 더 많은 조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수직적 공평(응능부담의 원칙)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조세평등주의의 원리에 따라 부유한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너무나 합당하다. 그러나 부유하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면 도리어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그러한 사례를 소개한다.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 공약이었던 연 소득 100만 유로를 초과하는 부자에게 초과 소득에 대해 75%의 세금을 징수하는 부유세를 도입했다. 이전 최고 소득세율이 41%였던 점을 감안하면 세금 폭탄이 떨어진 셈이었다. 그러자 부자들이 이민을 떠나려 하거나 실제로 이민을 떠나는 일이 일어났다. 유럽 최고 부자인 루이비통 모에헤네시 그룹(LVMH)의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벨기에 귀화를 시도하였고, 프랑스의 국민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는 실제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러한 여파로 프랑스 경제는 악화되어 세수가 줄어들고 경기 악화로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았으며 GDP도 -0.1%로 떨어졌다. 결국 올랑드 대통령은 2015년 부유세를 폐지했다.

 

 지난 정부 5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의 집값을 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대폭 강화하여 부동산시장에 세금 폭탄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당초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정반대의 부작용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종부세 폭탄과 함께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대폭 올림으로써 퇴로를 찾지 못한 아파트 소유자들이 매물을 거두어들임에 따라 부동산거래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도리어 강남은 물론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폭등시키고 말았다. 부동산가격은 원래 하방경직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번 폭등한 아파트 가격은 미세의 조정만 거쳤을 뿐 여전히 튀어 올랐던 가격 수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의 가격은 여타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결정된다. 지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강남 지역에서의 아파트 공급은 철저히 봉쇄하면서, 부동산세제와 금융기관 대출 통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만 급급한데서 비롯되었다. 부동산의 공급, 특히 아파트의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행정수단을 통해 쉽게 관리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 대출 통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간과한 것이 크나큰 실책이었다. 결국 금융기관 대출 통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은 자금이 부족한 중산층들의 아파트 매입을 곤란하게 만듦으로써 서민층의 주거생활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종부세의 폐단을 익히 알고 있는 현 정부는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제시하였던 부동산세제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재정ㆍ세제개편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위한 정책 마련에 착수하였다. 일부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도입했던 종부세를 아예 폐지하고 재산세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지방 재정의 악화를 이유를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부동산세제 정상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행히 야당에서도 종부세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든 부동산세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여하튼 세금 폭탄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발상은 허구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과거의 정책 실패를 거울삼아 하루빨리 부동산세금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이중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여 부과하는 것이 옳다. 아울러 양도소득세도 현실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다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시중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고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됨으로써 집값이 시장원리, 즉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의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부동산 특히 아파트 공급물량을 꾸준히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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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등불이 되어 빛나리, 문인들의 마을, 문학의 숲 등 (수필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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