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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들의 인문학] 박지욱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1/03/25 [10:14]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561497

 

존재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름입니다. 이 책은 세월을 견디며 생겨난 이름들에 대한 유례를 살펴본 책입니다. 신경과 전문의면서 항공전문의사인 박지욱씨의 책입니다. 의사인 과학자로서 의학과 관련된 인문학과 예술의 접촉면을 찾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때문에 인문학자들이 생각하는것과는 조금 관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이름들의 유래를 살펴보면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의 유래를 알게 되면 그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배경에 대학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향후 그 일과 관련된 일을 추진할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왕절개 수술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인공 분만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제왕이라는 말이 붙었을까? 라는 생각에서 그 이름의 유래를 알려줍니다. 수술 이름 앞에 제왕이 붙은 것은 이 제왕수술의 원어명이 Caesarean Section 이기 때문입니다. 로마황제 카이사르가 처음으로 이 수술을 통해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내용도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시저가 나는 여성의 다리 아래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큰소리를 치고 다녔다고 하는데 이는 여성의 다리 사이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이 특별한  것처럼 생각하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국시조들의 이야기는 알에서 태어났다는 식의 이야기로 국가의 시조가 특별한 존재임을 강조했습니다. 서양인들은 이 출생의 신화를 배를 가르고 태어나는 방식을 택한 것이지요. 이는 제우스의 머리를 쪼개서 태어난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이야기처럼 이미 고대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서사였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이들이 자신은 뭔가 특별한 하늘의 게시를 타고 난 존재임을 강조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죽은 산모의 몸에서 아이를 꺼내는 수술이 카이사르 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고 하니 놀랄 일입니다. 석가모니도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녀는 7일만에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위험한 수술을 위대한 신화로 바꿔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존이라는 이야기는 지금은 브라질에 있는 밀림지대로 알고 있지만 최근 DC 코믹스의 세계관이 확대되면서 원더우먼의 출생이 아마존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아틀란티스와 함께 신비의 존재로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이 지배하는 세상인 아마존은 활을 쏘기 위해 여성의 한쪽 유방을 절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뜻 자체가 그런 뜻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지금처럼 발전된 세상에서도 유방을 절제하는 일은 대수술이며 위험도가 매우 높은 수술입니다. 그런데 그 옛날 유방을 절제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1세기에도 이런 유방안 수술의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2천년동안 환자들이 무시무시한 수술로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의학이 매우 과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골상학처럼 터무니없는 이론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황당한 소리로 치부될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여왕이 자신의 자녀들을 골상학자에게 검진받게 하는 정도의 인기있는 과학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통분만이 한때는 화형을 당할정도의 중죄였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산고의 고통이 성경에 기록된 여성의 의무이기 때문에 무통 분만을 위해 진통제를 반대하고 만약 무통분만을 할 경우 산모를 죽이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런가하면 예전에 엘리펀트맨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조셉 메릭은 기형적으로 큰 얼굴때문에 자다가 질식사했지만 그에게 코끼리 인간이라는 별명을 붙인 그의 외모는 사실은 프로메테우스 증후군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둔갑술의 천재이자 기괴한 모습을 한 프로메테우스는 아주 지혜롭고 현명한 신이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에 대한 신화는 서양의 세계사를 구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의학의 경우에도 그 뿌리가 되는 이름들 중 상당수가 이 신화를 베이스로 만들어졌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이름들의 오디세이로 부르며 학창시절부터 의사가 되기까지 수많은 질문을 했던 과정을 회상합니다. 별볼일 없어 보이는 이름들은 그에 의해서 하나의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공부를 할때 무조건 외우는 스타일이 많지만 이 분처럼 뜻을 알고 개념을 깨달으면 많은 학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어학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렇게 의미를 알고 공부를 한다면 공부의 방식이나 과정, 결과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주입식 교육을 반성하면서 이 책을 권합니다. 

 

[출처] 2021년 3월 25일 오늘의 책 : [이름들의 인문학] 박지욱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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