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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조성희
 
울산광역매일   기사입력  2021/02/10 [09:06]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6342

2092년 산소마스크 없이는 살수 없는 지구와 UTS라는 선택받은 소수만이 살아가는 우주낙원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총알보다 빠른 우주쓰레기를 수거해서 살아가는 우주 청소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세계 최대 OTT 회사인 넷플릭스를 통해 주말에 개봉해서 전세계 1위를 했다고 합니다.

 

한국 기술력으로 우주 SF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어색하면 어쩌지?하는 불안은 일단 접어도 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특수효과와 CG는 이상하지 않고 휼륭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SF영화들이 헐리우드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거창한 우주 히어로들이 아니라 우주선을 타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한국 소시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나름 신선했습니다.

이미 어벤저스 시리즈를 통해 SF 영화가 할 수 있는 최고치를 경험한 관객들에게 우주 청소부들의 이야기가 통할까?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의 이야기도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같기는 합니다.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개봉하고 나서 주말동안 많은 사람들이 호평과 또는 혹평으로 갑론을박하는 것을 봤습니다. 어벤저스로 눈높이가 천정부지로 올라간 관객들, 그것도 집요하기로 유명한 한국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란 쉽지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만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에도 한국형 콘텐츠가 진출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해봤습니다. 좀비영화나 괴수영화는 미국영화가 대세였지만 한국에서도 부산행, 킹덤같은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었고 괴수영화로는 이미 스위트홈이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이 가진 콘텐츠의 힘은 트렌드에 있어서 전세계 그 누구도 따라가기 힘든 빠른 스피드와 적응력이 가장 큰 무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도 끊임없이 비판하고 욕을 하면서 왠만한 콘텐츠가 아니고는 살아남기 어려운 한국인들의 특성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전세계에도 통한다는 마케팅의 룰은 콘텐츠 시장에도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승리호의 전체 구조중에 한국식 신파가 마음에 안든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중국자본이 만든 영화들을 보면 불편한 중국식 감성과 클리셰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한국 신파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는 느낌입니다.

TV에서 예전 헐리우드 영화들을 볼때가 있습니다. 20년전만해도 미국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에 대한 내용이 등장했고 동성애에 대한 주인공들의 적극적인 반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백인들이 나오는 콘텐츠에도 화이트 워싱의 반대인 블랙워싱이 눈에 띄에 늘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PC(Political Correctness)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인권을 위해 원작이 백인이어도 흑인으로 주인공을 교체하거나 동양인을 양념처럼 넣습니다. 콘텐츠 시장에서 이런 흐름은 백인 위주의 영화나 드라나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희망적인 흐름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모든 콘텐츠에 인권이 들어가고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콘텐츠가 들어가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 콘텐츠를 넣지 않으면 작품성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들의 흐름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동성애나 성소수자 이야기가 나오거나 기독교를 비방하면서 다종교에 대한 관대함과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관점은 세계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불과 한 10년간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절절한 이성간의 사랑영화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보다보면 요상한 퓨전 음식을 먹을떄 느껴지는 당혹감처럼 정상적인 영화같은데 어느순간 요상한 느낌이 들게 하는 영화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습니다. 결말은 모두의 예상을 깬 충격적인 엔딩을 만들어야 하기에 감정 테러를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내안의 전통적으로 세워져 있던 감정이나 생각의 틀을 무너뜨리려는 콘텐츠의 역습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승리호는 아직은 그런 측면이 없는 순수하고 익숙한 한국의 맛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많은 호사가들과 관객들에 의해 이 콘텐츠에 요상한 맛이 더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관객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감독과 작가는 시대가 맛있다고 평가하는 요상한 맛을 덧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복음적인 콘텐츠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결국 그들을 살리는 길은 이런 콘텐츠뿐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고 전세계에 영향을 주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출처] 2021년 2월 10일 오늘의 영화 : [승리호] 조성희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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