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를 둘둘 말아 옆구리에 차고서 산속 깊이깊이 숨어들어 오두막집을 짓고 산비탈을 일구면서 살았으면
밤이면 달빛 고인 골짜기에서 밤새도록 첨벙거려 그 여자를 닮은 딸 셋쯤 낳으면 그 때는 그 여자의 어깨위에 날개가 돋아나도 좋으련만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할 때 생기는 마음의 병, 상사병은 안 보면 보고 싶다가도 보면 미칠 것 같은 약도 없는 병이다. 마음속에 든 돌덩이 같아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나 진행 중인 관계와 관련해서 받는 고통이자 마음의 병이다. 상사병의 유래는 중국 송나라 말기 강왕이 주색을 탐닉해 시종의 부인을 빼앗고 후궁으로 삼았다. 시종에게는 죄를 뒤집어 씌워 귀양을 보냈다.
아내를 너무나 그리워한 나머지 자살을 했고 이 소식을 들은 아내 역시 자살을 했다. 부부가 묻힌 묘 옆에 각각 나무 한그루씩이 자라 이 나무 가지가 서로에게 뻗어 간 것을 보고 사람들은 상사수라고 했다. 여기에서 상사병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문학에서는 상사병을 광기의 일종으로 말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젊은 남녀가 느끼는 사랑과 슬픔의 광기를 묘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의학에서도 비슷한 접근을 취한다. 히포크라테스 의학적 관점에 따르면 열정적인 사랑은 거의 상사병으로 이어져 우울증 또는 슬픔의 한 형태가 된다고 했다. 상사병은 앓고 나면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상사병에서 온전하게 빠져나온다는 쉽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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