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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회> 미장원 가고 싶어
기사입력  2020/03/31 [18:18]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EOC)에서 업무를 보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내기 위하여 시간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식사를 도시락이나 밥 차로 대충 때우면서도 부족한 시간 때문에 거의 잠을 못자는 상황입니다. 정본부장의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흰머리와 갈수록 수척해지는 얼굴을 보며 걱정이 많이 됩니다. 본부장은 국민들 걱정을, 국민들은 본부장 걱정 중입니다.

 

어느 날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머리 관리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그랬다는 것입니다. 순간 길고 치렁치렁한 내 머리가 무척 거추장스러우면서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잘라야지, 잘라야지!` 하면서 기회를 보다가 지금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미장원을 가고 싶어서 근질근질한데 어쩔 수 없습니다. 원래 미장원을 자주 가지 않는데 지금은 머리를 자르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한 번 신경이 쓰이다보니 자꾸 거슬려집니다. `미장원 가고 싶어, 미장원 가고 싶어~` 나도 몰래 혼잣말이 나옵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참고 있습니다.

 

3월 30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녹화영상 무 편집본이 실수로 공개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확진자 숫자가 중국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 영상을 녹화 했습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준비한 원고를 읽다가 기침을 하면서 촬영이 중단됐습니다. 가래가 생긴 듯했습니다. 촬영 스태프가 대통령한테 머리가 헝클어졌다고 하자 엷은 미소와 함께 백발을 쓸어 넘기며 "나도 이발소를 못가서 말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전 국민 이동 제한령` 방침에 대통령도 솔선수범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 방영됐는데, 문제는 완성된 편집본을 언론에 보내려고 했는데 실수로 무 편집 영상을 보낸 것입니다. 정부에선 발칵 뒤집혔는데 국민들은 자기들에게 필요한 인간성을 보여준 대통령한테 고맙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에 인기가 오르며 패러디 영상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 아파트 가까운 곳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동선을 확인해보니 확진 받기 전에 무려 15일 동안 우리 동네 곳곳을 누빈 상태였습니다.

 

열흘이 넘는 기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마음 푹 놓고 살다가 그 충격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중 이용 시설을 많이 이용한 점이었습니다. 슈퍼전파자가 아니기만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결국 불안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가 통한 덕분에 더 이상 확산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유학 다녀온 후에 자가 격리를 하지 않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 확진 판정을 받은 모녀에게 제주도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했습니다. 국가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하여 하위 소독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세금만 냈을 뿐,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이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기대했다가 서운하긴 합니다.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간접적으로라도 양보하고 베풀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큰 혜택과 축복으로 다가옵니다.

 

갑자기 발현한 감염병으로 인해서 철이 드는 것 같습니다. 1주일에 3일은 재택근무를 하고 2일은 학교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출근하는 날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느라 도시락을 준비해가서 따로 식사를 합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공문 처리하느라 바쁩니다. 개학을 앞두고 준비 시스템으로 가다가 다시 개학 날짜가 변경됨에 따라서 또 번복됩니다. 교육과정을 세 번째 수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4월 9일 중3, 고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이 보고 싶습니다. 좀 더 좋은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평범하고 지루했던 일상이 그리워지면서 숨을 쉬고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신종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서 슬기롭게 이겨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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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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