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형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현금성복지 예산 증액 무엇을 의미하나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9/11/17 [15:51]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재정정책이란 정부의 세입과 세출을 조정함으로써 경기를 조절하는 정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재정정책은 수요를 관리하는 총수요관리정책과 공급을 관리하는 총공급관리정책이 있는데, 요즘과 같은 경기불황기에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재화와 용역을 구매함으로써 부진한 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도로, 항만 등을 건설하는 SOC 사업을 늘리면 정부예산이 건설업자에게 지출되고, 건설업자는 그 돈으로 건설자재를 구입하고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총수요가 늘어나고 기업의 생산이 증가함으로써 경기가 되살아나는 원리이다. 경기불황기의 또 다른 총수요관리정책은 정부가 세금을 조정하여 수요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가 불황에 빠진 경우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을 인하하여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다.


세금을 인하하면 세금이 내린 만큼 재화의 가격이 내려가게 되어 수요가 증가하고, 기업은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기업 이익이 증가한 만큼 투자를 늘리게 된다. 이처럼 경기불황기에는 SOC 사업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리거나,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인하하여 부진한 총수요를 진작시킴으로써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확장 재정정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확장 재정정책은 재정지출은 늘어나고 세입은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확장 재정정책으로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기업이익이 증가하여 경기가 되살아나면 다시 재정지출은 줄어들고 세입은 늘어나게 되어 재정은 균형으로 회복된다. 지금 정부는 이러한 원리에 맞게 재정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문재인 정권 집권 이후 국내경기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걸어왔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1%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경기진작을 위해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정부예산안을 보면 곁으로는 경기진작을 위한 확장 재정정책을 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은 513.5조원으로 올해 예산안 대비 43.9조원(+9.3%)이나 늘어난 슈퍼예산안이다.

 

이에 반해 2020년도 총수입은 482.0조원으로 올해 대비 1.2조원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국세수입은 0.9% 감소할 것이나, 사회보장성 기금 수입이 이를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내년도 예산안은 지출이 수입을 31.5조원이나 초과한 적자예산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재정수지는 악화되고 국가채무는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의 경기불황 기조를 감안하면 적자예산의 편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예산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년도 슈퍼예산안이 과연 경기활성화에 필요한 확장 재정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적자예산인가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 보다 2.6조 늘어난 22.3조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보건ㆍ복지ㆍ노동 예산은 올해보다 무려 20.6조원 늘어난 181.6조원(총예산안의 35.4%)을 책정하였다. 적자예산이 경기진작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금성 복지와 단기성 일자리를 늘리는데 쏟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내년도 총선용 예산이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공적 이전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지급되는 현금성복지는 소비수요를 늘려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보다는 오히려 근로의욕을 저하시킴으로써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부정적적인 효과가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

 

총선용 현금성복지를 늘리기 위해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는 슈퍼적자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국회, 특히 야당은 정부예산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금성복지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하고, 대신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조세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1/17 [15:5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연재소개

더보기

연재이미지
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등불이 되어 빛나리, 문인들의 마을, 문학의 숲 등 (수필동인지)
광고
축복의 시간 / 김행숙 시인
46송이 낙화 / 정성수 시인
이정후, 올해 MLB서 알아야 할 유망주 100명 중 3위 / 울산광역매일
4ㆍ10 총선 울산 후보 18명 최종 등록 / 정종식 기자
이상헌 "울산북구 경선 패배 수용"…윤종오 "검찰독재 끝낼 것" / 울산광역매일
손흥민, 희귀병 고백…"불면증에 시달리는 일 많아" / 울산광역매일
프시케, 날갯짓 / 김광기 시인
자기 역할 다한 주민규, 태국전 데뷔골로 화룡점정 찍나 / 울산광역매일
세계평화연합 울산시회, 남북통일세미나 개최 / 원주희 기자
총선 흑색 비방, 유권자들이 눈 부릅뜨고 살펴야 / 울산광역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