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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와 재정수지 - 쌍둥이 적자의 위기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9/06/17 [15:29]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經常收支)는 6.6억 달러 적자(赤字)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財政危機)가 한창이었던 2012년 4월 이후 84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주된 원인은 수출 감소에 기인하였다. 지난 4월 수출실적은 483억 달러에 그쳐 작년 4월의 수출실적(515.1억 달러)에 비해 32.1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외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다. 미ㆍ중 무역 분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ㆍ중 무역 분쟁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살펴보자.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로 유입되는 외환의 량(量)이 줄어듦으로써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외화유동성 사정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997년 말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어 IMF 위기를 불러왔던 쓰라린 경험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일 때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해외로부터 단기외채를 빌려와서 적자를 메꿈으로서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기외채가 급격하게 증가하다 보면,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여기에 유동성 위험마저 증가하게 되면 오히려 일시에 외환보유액이 빠져나감으로써 외환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올해 들어 경상수지 적자에 더하여 재정수지(財政收支) 또한 적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관리재정수지는 40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여 2011년 이후 가장 그 규모가 컸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준다.

 

관리재정수지가 적자를 보인 원인을 살펴보면,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00억 원이나 줄어든 반면, 재정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세수가 줄어든 1차적인 원인은 국내경기의 부진이다. 과도한 재정지출은 예산의 조기집행 영향이 컸다. 정부가 예산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주요 관리대상사업` 291.9조 원 중에서 올해 1~4월 중에 집행된 금액은 127.9조 원으로 연간 전체 예산의 43.8% 수준에 달했다.


정부의 확장(擴張)적 재정정책으로 인해 중앙정부의 채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675.8억 원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말 651.8억 원에서 4개월 만에 무려 24조 원이나 불어났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연간 중앙정부 채무가 각각 35.5조 원, 24.4조 원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4개월 만에 이미 24조 원이 증가했다는 것은 크게 우려할만한 속도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안에 중앙정부 채무는 7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7월에 처음으로 중앙정부 채무가 600조 원을 넘어선 지 불과 3년여 만에 다시 100조 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더한 전체 국가채무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연말 현재 이미 680.7조 원을 기록하여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36% 수준에 달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두 곳에서 동시에 나라의 곳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게 되면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재정수지가 적자를 보이면 재정위기의 위험성이 커지는 법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일시에 적자를 보이는 쌍둥이 적자 상태를 보이고 있다. 두 개의 위기가 동시에 몰려온다고 상상해보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아 나라경제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상수지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와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서둘러야 한다. 또한 재정수지의 적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포퓰리즘(populism) 복지정책의 시행을 과감하게 지양하고, 선심(善心)성 재정지출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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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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