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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논단 > 울산 분산 에너지 전략, 청년 중심으로 전개돼야
 
권동현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6/05/17 [16:57]

▲ 권동현 칼럼니스트   ©울산광역매일

아무리 거대한 공장 굴뚝이 하늘을 찌르고 첨단 산업단지가 도시의 지평선을 넓혀가더라도, 청년의 발길이 끊긴 도시의 번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산업의 외형은 남을지언정 미래라는 생명력은 서서히 고갈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도시 경쟁력은 생산량과 수출 실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청년이 그 도시 안에서 삶의 미래를 설계하고 정착할 수 있는가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라 불려 온 울산이 지금 마주한 현실이 바로 그러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도시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은 울산 밖으로 향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동남지방통계청의 `2025년 1분기 동남권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 전출 인구 가운데 청년층(20~3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수준에 달했다. 특히 20대 순유출률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다. 미래 산업의 핵심 인적 자산과 도시 활력이 동시에 빠져나가고 있다는 구조적 경고일 것이다.

 

이러한 임계점에서 울산시가 추진 중인 `분산 에너지 특화 구역`은 단순한 산업 지원 사업을 넘어 울산의 미래 구조를 다시 설계할 전략적 전환점에 가깝다. 탄소중립과 RE100, ESG 중심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의 산업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어떤 에너지 체계 위에서 지속 가능하게 생산하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전국 최고 수준의 발전 인프라와 산업 집적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수소 산업, 석유화학단지의 대규모 전력 수요, 항만 기반 에너지 물류 경쟁력까지 더해지며 국내 분산에너지 전환의 최적지로 평가받은 적 있다. 최근에는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안정적 전력 공급 능력 자체가 도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 이후에는 기업 간 직접 전력 거래(PPA)를 통한 첨단기업 유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분산 에너지 특구 조성을 통해 약 5조 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3,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처럼 거대한 산업 전환의 중심에 과연 청년이 존재하고 있는가. 산업의 미래는 결국 설비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스마트그리드, 수소ㆍ전력 융합 산업은 과거 제조업 시대와 전혀 다른 형태의 인재를 요구한다. 하지만 지역의 인재 양성 체계와 청년 정책은 여전히 전통 제조업 중심의 관성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데 교육과 정책은 과거의 속도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청년 세대는 단순히 일자리를 따라 이동하지 않는다. 성장 가능성과 자산 형성 기회, 주거 안정성, 도시의 미래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결국 도시 경쟁력의 핵심은 산업단지 규모가 아니라,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에 달려 있다.

 

따라서 울산의 분산에너지 전략은 이제 산업 정책을 넘어 `청년 생애 통합형 도시 전략`으로 확장돼야 한다. 지역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이 연계된 에너지 혁신 인재 플랫폼을 구축하고 계약학과 기반의 채용 연계형 실무 교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RE100 참여 기업과 연계한 지역 인턴십 및 창업 지원 시스템도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특구에서 생산되는 저렴한 전력을 청년 공공주택과 창업 공간에 우선 공급하는 `에너지 연계형 청년 기회주택` 모델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에너지 비용 절감분을 임대료와 관리비 인하에 연계한다면 청년층의 실질 가처분 소득과 정주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 인구를 지키기 위한 구조적 투자에 가깝다.

 

결국 분산 에너지 특구의 성패는 설비 규모나 투자 금액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청년이 울산에서 미래를 꿈꾸고 삶을 정착시키느냐가 진짜 기준이 돼야 한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에 혁신과 산업의 미래도 함께 축적된다.

 

도시의 불빛은 결국 사람의 삶을 비출 때 가장 오래 빛난다. 떠나야 하는 곳이 아니라 끝내 돌아오고 싶은 도시, 울산의 분산에너지가 언젠가 그런 미래의 온도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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