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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때 술 마시면 간 손상 악화”…새로운 분자 기전 규명
UNIST·서울대·호주국립대 공동연구…면역 반응이 간세포 사멸 유도
ZBP1·Z-RNA 경로 확인…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 단서
 
정호식 기자   기사입력  2026/04/16 [17:30]

▲ 이상준 교수, 오수현 연구원, 유경주 연구원

 

 

감기나 독감 등으로 체내 염증 반응이 있는 상태에서 음주를 할 경우 간 손상이 크게 악화되는 이유가 분자 수준에서 규명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호주국립대학교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알코올이 면역 시스템을 교란시켜 간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감염 시 분비되는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과 상호작용해 간세포 사멸을 촉진한다. 염증으로 인터페론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알코올이 유입되면 세포 내 비정상 RNA인 ‘Z-RNA’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면역 센서 단백질인 ‘ZBP1’이 감지하면서 세포 사멸 반응이 촉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ADAR1 단백질이 Z-RNA를 변형하거나 숨겨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지만, 알코올은 이 단백질의 생성까지 억제해 방어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반응은 단순 감염뿐 아니라 알코올성 간염이나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염증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인터페론이 여러 염증 반응에서 공통적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해당 기전을 입증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ZBP1 단백질을 억제한 경우, 알코올과 인터페론이 동시에 존재해도 간세포 사멸과 간 손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JNK 신호 경로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도 간 손상이 감소했는데, 이는 Z-RNA 생성이 JNK 신호 경로 활성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상준 교수는 “기존에는 알코올의 직접적인 독성이 간 손상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면역 반응이 간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또 다른 핵심 경로임을 규명한 것”이라며 “ZBP1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4월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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