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가 협력사 근로자를 위한 생활안정 긴급지원 제도를 도입한 것은 산업현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원청 중심의 복지 체계에서 벗어나 협력사 구성원까지 보호 범위를 확대한 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러한 접근은 더욱 절실하다. 하청ㆍ협력 구조에 있는 근로자들은 고용 안정성과 복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적 안전망만으로는 충분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지원 사업이 의료비와 생계비를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를 갖춘 점은 이러한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울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된다.
특히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기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협력사까지 확장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기업 기부를 넘어 노사가 함께 만드는 `연대형 복지`라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다. ESG 경영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선언적 가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과제도 분명하다. 지원 대상이 일정 소득 기준과 근속 조건을 충족한 일부로 제한된 만큼,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지원 규모 역시 긴급 상황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어, 공적 제도와의 연계 및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지속성이다.
더 나아가 이번 사례가 특정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건이다. 협력사 근로자의 삶의 질은 곧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원청과 협력사가 `같은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진정한 상생이 가능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다. 이번 시도가 보여주듯, 상생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로 설계될 때 힘을 가진다. 협력사까지 포괄하는 복지 모델이 일회성 미담을 넘어 산업 현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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