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17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행정 통합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사항을 담은 공동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8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열린 `부산ㆍ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에서 부산ㆍ경남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기본구상안 초안에는 ▲행정통합의 비전과 위상 ▲통합 모델안 ▲통합지방정부의 필요 권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비전과 위상에는 양 시도는 행정통합을 통해 완전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분권형 광역지방정부의 위상을 확립하기로 했다. `경제수도` 육성을 뒷받침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통합지방정부의 모델은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기초자치단체와 사무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2계층제`와 `3계층제` 안을 제시했다.
`2계층제`는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통합지방정부를 신설하는 모델이다. 구산경남특별시ㆍ특별도 아래 16개 자치구ㆍ군, 1개 특례시, 17개 시ㆍ군이 놓인다. 장점으로는 간소화된 행정구조 및 명확한 권한 배분이 꼽힌다. 반면 단점으로는 유형별 기초간 사무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우려된다.
`3계층제`는 기존 부산시와 경상남도는 존치하면서 연방제 주에 준하는 최상위 지방정부인 `준주`를 신설해 초광역 사무와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사무 등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장점으로는 계층별 수행체제 전문성 강화 및 초광역사무를 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행정 계층구조의 복잡화로 비효율적 행정이 발생할 수 있다.
기초구상안에는 통합지방정부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핵심 권한으로 ▲자치행정ㆍ입법권 ▲자치재정ㆍ조세권 ▲경제ㆍ산업육성권 ▲국토이용ㆍ관리권 ▲교육ㆍ치안ㆍ복지권 등 크게 5분야를 제시했다.
자치행정ㆍ입법권 측면에서 법률 세부사항을 시행령, 시행규칙과 같은 행정입법이 아닌 조례로 규정토록 전면 위임한다. 조직ㆍ정원 운용의 자율성 확립,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와 재정의 완전한 이관을 제안했다.
자치재정ㆍ조세권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서는 국세이양을 위한 지방세 신설과 지방소비세와 소득세 조정,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로 광역통합교부금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지역의 산업 발전과 지역 개발에 필요한 권한이양과 함께, 초중등-대학-평생교육 체계 구축, 자치경찰 확대, 지방소멸대응기금 이관 등의 권한이양 필요성도 제시했다.
투자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특례 확보를 위해 투자진흥지구, 경제자유구역과 같은 각종 경제특구 지정 권한이양과 지역 개발의 걸림돌인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권 등도 담았다.
이날 발표한 기본구상안 초안은 통합지방정부 위상 정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을 언급한 것이다. 향후 공론화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담아 부산ㆍ경남 행정통합 기본구상 최종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ㆍ경남 행정통합은 우리 스스로 국가균형발전의 판을 바꾸겠다는 혁신의 몸부림으로 연방제에 준하는 권한과 재원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국가균형발전의 목표가 잘 구현될 수 있도록 공론화위원회와 함께 기본구상안 초안을 잘 다듬어 시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최종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수 도지사는 "수도권 집중, 인구 소멸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열악한 환경 속에 있다"면서 "내년 경남도 예산 12조 원 중에 도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예산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완전한 자치권을 가진 `분권형 광역통합지방정부`라 생각하고, 이에 오늘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순한 통합은 의미가 없으며, 통합의 청사진과 내용을 정확하게 도민과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시ㆍ도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경남과 부산의 책임"이라며 "경남과 부산을 완전한 자치권을 가진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시ㆍ도민들 의사를 반영한 상향식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상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