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w/%EB%8D%B0%EB%93%9C%ED%92%80%EA%B3%BC%20%EC%9A%B8%EB%B2%84%EB%A6%B0
데드풀 시리즈의 세번째 영화입니다. 마블 세계관의 매우 독특한 캐릭터인 데드풀은 원작에서는 그야말로 그 이름대로 죽음을 초월한 존재로 묘사될 정도로 강력하지만 이 시리즈에서는 데드풀의 원래 캐릭터를 잘 보존하면서도 헐리우드 영화산업 전체를 풍자하는 해학과 미국식 유머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데드풀은 원작에서도 가끔 작가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자신이 마블의 예수라고 심각하게 고백하는 장면은 상당히 코믹하지만 이 말 한마디가 그동안 마블 세계관을 떠받치고 있었던 수많은 마블 팬들에게는 웃음이 나면서도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알다시피 울버린이 등장하는 엑스맨 시리즈는 20세기 폭스사가 제작과 유통을 맡았습니다. 디즈니는 현재 세계최대의 미디어 그룹이 되었지만 마블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코믹스가 하나둘 실사영화로 제작되고 그것이 전세계적인 흥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마블은 디즈니가 인수해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복잡한 캐릭터간 판권 계약과 저작권 분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이 원하는 유명한 캐릭터들이 마블이라는 세계관에서 함께 등장하기 어려웠고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만으로 어벤져스를 찍었던 것이지요. 물론 그 이후에 디즈니는 거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폭스를 인수했고 그로 인해 폭스에서 제작하기로 예정되었던 폭스만의 칼러를 가진 기존 캐릭터들은 디즈니의 세계관에서 새롭게 리부트되거나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기로 예정되었던 배우들이 다시 그 역할을 맡아 등장합니다. 블레이드의 경우 20년만에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합니다.
데드풀이 흥미로운 점은 데드풀이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간 영화산업의 계약관계를 비꼬거나 풍자하는 것은 물론 영화배우 개인의 사생활까지 가감없이 개그의 코드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잉꼬 부부로 유명했던 휴잭맨은 이혼을 했는데 그 사실을 영화중에 데드풀이 대사로 직접 말하기도 합니다. 이혼 후에 몸이 망가져 상체 탈의를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울버린의 과거 전성기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모든 영화적인 장치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20년이 넘도록 제작되어 공통적인 추억을 가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영화적 마케팅으로는 꽤 흥미로운 설정이었습니다.
심지어 데드풀은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마블이 1세대 캐릭터들의 퇴장과 함께 새로운 유니버스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흥행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한 멀티버스의 설정을 대놓고 비판합니다. 이쯤 되면 영화인지 배우 인터뷰인지 모를 정도로 솔직하고 적나라한 영화 산업에 대한 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9금이라서 잔인한 장면도 대거 등장하고 수많은 카메오로 인해 집중력이 흐려진다는 단점도 있을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는 데드풀 3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세계관을 한군데에 넣은 것이라 영화 대사중에 나오는 장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이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세계관은 디즈니를 넘어 폭스에서 제작된 디즈니의 어벤져스 세계관과 폭스의 액스멘, 디즈니 플러스의 로키 시리즈, 그동안 만들어진 다양한 루머들을 모두 영화속에 집어넣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멀티버스로 자신들의 세계를 파괴하려 했던 일은 그 세계의 주된 캐릭터가 다시 살아남으로써 무마가 됩니다. 또한, 그동안 과도한 PC, 페미니즘, 멀티버스 등으로 피곤함을 느낀 관객들의 마음을 많이 달래주는 팬서비스용 영화라는 평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영화의 흥행을 위해 멀티버스 설정이 너무 얽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TVA라는 시간선을 조정하는 집단을 등장시킨 것은 그동안 각 영화마다 지나친 자율성과 흥행 위주의 자극적인 설정을 수습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블은 앞으로도 더 많은 영화들을 만들것입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시리즈는 생존을 위해 사회와 시대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속에는 동성애, PC, 페미니즘, 인종 변경 등의 이슈가 들어있습니다. 작품의 내용만으로 평가받아야 할 영화산업이 창작의 자유마저 PC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런면에서 데드풀은 몰래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아주 노골적으로 이런 비판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복음적인 내용과는 맞지 않습니다. 심지어 종교통합같은 이슈와 모든 종교를 풍자하는 모습도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진지한 인권주의자들과 PC주의자들조차 어찌 할 수 없는 이 유쾌한 캐릭터를 미워할수는 없어보입니다.
[출처] 2024년 8월 5일 오늘의 영화 :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