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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실보다 거짓이 가미된 사실이 더 사실같다는 이 시대의 가짜 뉴스, 미디어 여론 조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소재들로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여론조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유튜브와 인터넷을 떠도는 카더라 통신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 적어도 어떻게 유통이 가능한 구조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과연 이 영화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부터 의심이 생깁니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대기업인 만전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오히려 오보로 여론몰이를 당해 직장에서 무기한 정직되는 사실상 해고를 당한 기자입니다. 이 사건은 과거 2004년에 있었던 한국 도로공사에서 주관했던 하이패스 업무 방해사건을 모티블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하이패스 경쟁사였던 포스데이터의 입찰을 방해하기위해 방해전파를 교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 방해전파를 쐈던 것은 지금도 한국 최고의 기업인 모 회사의 계열사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우성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대표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실제로는 나중에 이 회사가 사업자로 선정이 됩니다. 영화에서는 이 대표의 자살과 전파교란을 조직적으로 했던 만전이라는 회사는 끝내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영화속 만전이라는 회사는 정부를 뛰어넘어 그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주인공 기자는 해직된 상황에서 자신이 취재한 사실이 오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으며 자신에게 은밀하게 접근한 청년의 말을 듣고 댓글 부대의 정체를 파헤치려 애씁니다. 너무나 사실적인 그들의 말과 벌어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주인공은 점점 그들의 말을 믿게 됩니다. 그러나 칫탓캇, 찡뻤킹, 팹택이라고 불리는 닉네임으로 자신들을 숨기고 포장한 댓글 부대원들은 대기업 만전의 스카웃 제의까지 받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합법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믿으며 대중의 관심을 순식간에 받을 수 있는 인터넷 루머를 유포합니다. 그로 인해 한 소녀는 한순간에 인스타 여신이 되었다가 하룻밤만에 엄청난 비호감이 되어 인터넷상에 퍼진 루머와 비난으로 자살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확인도 하지 않고 유포된 소문을 그대로 믿습니다. 영화라고는 하지만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소문이 자극적일수록, 나쁜 일일수록 퍼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인간은 나쁜 소문을 접했을때, 선한 소문보다 훨씬 더 재생산, 확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난으로 만든 인터넷의 소문은 소설이지만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게 됩니다. 엄청난 돈을 움직이고 그 어떤 광고효과보다 큰 파괴력을 가지며 때로는 법을 바꿀 정도로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유포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정치권에서 문제가 되었던 일들도 있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 같은 전세계적인 패권이 달린 일에서 인터넷과 댓글, 미디어 여론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명의 특이한 닉네임을 가진 청년들은 어쩌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기술도, 배경도 없지만 인터넷에 퍼뜨린 소문만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다면 이 솔깃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을까요? 딥페이크 기술은 전혀 엉뚱한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하고 내가 하지 않은 행동을 거짓으로 꾸며낼 수 있습니다. 목소리도 AI를 통해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물론 영상도 가능한 시대,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믿고 진실을 가려내야 할지 의문입니다. 그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닐 수 있는 이 교묘한 거짓의 시대에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해집니다.
이 영화에서 비루한 아지트에서 인터넷과 게임, 소설을 쓰면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이 세 청년의 모습을 보면 그 어디에도 4차 산업혁명의 세련된 디지털,AI 첨단기술 혁신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면서 평범하지만 돈이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윤리의식은 모호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수천, 수만, 어쩌면 그 이상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1인 시위를 하던 중년의 시민 운동가는 인터넷이나 SNS를 하지 않는 디지털 문맹에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그 역시 자신의 딸을 향한 은밀하고 어두운 계략은 생각도 못했고 결국 딸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디지털을 멀리한다고 해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수많은 관객들이 상반되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대부분은 뭐가 진실인지 알려주지 않은 영화의 결말에 짜증을 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현실이 실제로 그러하니 영화 역시 그런 열린 결말로 끝을 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고, 일단 대중에서 널리 퍼진 소문은 어느 정도는 진실처럼 여겨집니다. 소문이 퍼지게 되면 그때부터는 그것이 실제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사과부터 하는 영화사의 모습이 바로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공인이 아니어도 누구든 이런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길은 더 뛰어난 기술일까요? 그 기술은 완전할까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진실만이 이 잔인하고 험악하고 가차없는 첨단의 시대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5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바로 그 진실을 가진 자만이 치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진실은 인간이 영적 존재이고 그 영적 존재를 살릴 유일한 한길, 그리스도뿐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다가올 최첨단 말세의 시대를 살릴 유일한 길을 놓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2024년 7월 15일 오늘의 영화 : [댓글부대] 안국진 (문헌정보팀 WE) | 작성자 문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