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성 울산 남구의회 의원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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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지난 10일은 제1회 `편의 증진의 날`이기도 했다. 이 날은 편의시설 인식 개선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편의증진 보장법`에 의거해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정부는 모두가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를 위해 장애인 등 편의법에 따라 공공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건물 면적 등 일정한 기준에 미달인 시설은 접근성 확보 의무가 면제되고 있어,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근린생활시설에서는 여전히 장애인 등 이동 약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편의시설은 경계석 턱 낮춤과 경사로이다.
인도를 걷다 보면 이면도로에서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인도로 올라 갈 수 있게 경계석을 낮춰 놓은 구간이 있다. 필자가 길을 걸으며 살펴보니 턱 낮춤 구간에도 단차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높이는 대략 1~2cm 정도인데 성인 남성 새끼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높이다.
보통의 경우, 보행에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이 2cm 단차로 인해 휠체어와 유모차 등 이동 약자들은 건물이나 공원 등 시설에 접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체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심한 경우 단차에 걸려서 낙상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차의 높이뿐만 아니라 경계석 낮춤 턱의 폭도 문제다. 폭이 지나치게 좁을 경우 진입하는 과정에서 횡경사가 생겨 휠체어 등이 옆으로 기울어질 수 있고, 이 역시 낙상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건물 진입로에 있는 경사로도 마찬가지다. 경사로의 기울기가 너무 가파르거나 바닥면에 미끄럼방지 마감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 올라가기도 힘들겠지만 내려오는 경우 더 큰 위험이 따른다. 회전식 경사로의 경우 폭이 너무 좁아서 과연 전동보행기의 회전반경이 나올지 의심스러운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어떤 곳은 완만한 경사를 만들기 위해 길게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단순한 사례들만 봐도 신체적 장애를 안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얼마나 큰 제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금이나마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다른 지역을 들여다보니, 경기도는 지난 연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의무 시설물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해 미인증ㆍ부적합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에 나섰다. 서울시 성동구는 올해부터 `모두의 1층 사업`을 추진해 장애인 등 편의법상 편의시설 의무 설치 미적용 대상 건물이나 시설에 대해 맞춤형 경사로 설치를 지원하고 이동약자 친화거리 지정 등으로 사회적 동참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필자는 우리 남구에도 이동 약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통해 그들이 건물이나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물 소유자나 관리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제도적 보완을 위한 조례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등편의법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건물 또는 시설물의 소유주나 관리자가 편의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경우 지원하고, 성실하고 세심하게 유지ㆍ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제도 마련과 함께 필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편의점, 음식점, 카페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드나들게 되는 모든 건물과 시설의 1층 공간은 휠체어나 유모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관심과 배려의 대상을 신체적 장애의 유무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모든 보행자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오는 20일은 제44회 장애인의 날이다. 이번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이나 임산부 그리고 유모차 등 이동 약자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건물이나 시설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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